13일 아오이와주 디모인시 웰스파고 아레나에서 진행된 민주당 경선 투표에서 당 관계자들이 참석한 당원 수를 확인하고 있다. 디모인=송용창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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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대선후보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실시했지만, 당일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복잡한 표 계산 방식과 기술적 문제가 겹쳤기 때문으로 알려졌으나 결과적으로 민주당이 첫 대형 이벤트를 망친 셈이어서 비판과 논란이 상당하다. 경선 컨벤션 효과는 커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당 비난에 힘을 실어줬다는 자조까지 터져 나온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전국 지지율 1위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예상 외로 부진한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밴드시장이 선두권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는 전례에 비춰 밤 11시께는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1,678곳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는 자정이 넘도록 어느 한 곳에서도 발표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오후 11시30분쯤에야 성명을 내고 “세 가지 유형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며 발표가 지연된 이유를 설명했다. 각 선거구는 ▦1순위 투표 결과 ▦1순위와 2순위 투표 합산 결과 ▦후보별 할당 대의원 수 등 3가지 유형을 보고해야 하는데, 이 세 항목의 수치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민주당은 1순위 투표에서 15%의 득표율을 올리지 못한 후보를 지지한 당원의 경우 15%를 넘은 다른 후보를 2순위로 지지하도록 해서 최종 득표율을 산정한다. 대의원 수 할당 기준은 최종 득표율이다. 이전에는 각 선거구가 후보별 할당 대의원 수만 보고했으나, 이번부터는 당원들의 투표 원자료까지 보고하도록 변경했다. 이와 별도로 CNN방송은 선거구 관계자를 인용해 “투표 결과를 입력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했고, 많은 선거구가 한꺼번에 전화를 걸면서 유선 보고도 지체됐다”고 전했다. 한 선거구 관계자는 “모바일 앱과 전화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연결 되지 않아 내일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식적인 집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각 선거구 개표 현황을 지켜봤던 캠프 관계자와 취재진의 전언 등으로 볼 때 바이든 후보가 1차 문턱인 15%선을 넘지 못한 곳이 나오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본보가 확인한 디모인 47번 선거구에선 368명의 당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표를 얻는 데 그쳐 2차 투표에 진입하지 못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107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04표, 부티지지 전 시장은 71표를 각각 기록했다. 38명이 참여한 디모인 48번 선거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단 1표만을 얻었고, 샌더스 의원은 2차 투표 합산 17표로 1위를 차지했다.
CNN은 “존슨 카운티의 한 선거구에서 바이든 후보가 1차 문턱을 넘지 못해 캠프 관계자들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이날 지지자 모임에서 “우리가 아이오와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부티지지 전 시장도 “우리가 승리를 안고 뉴햄프셔로 갈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었다. 부티지지 캠프는 “75%의 선거구를 종합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워런 의원 측은 성적표와 관련해 엇갈린 소식을 듣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민주당의 개표가 혼선을 빚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민주당의 무능을 비꼬는 동시에 음모론적 주장까지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주류 측이 샌더스 의원에게 불리하게 할 목적으로 결과 발표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코커스의 악몽은 민주당을 오합지졸이자 음모 사기꾼으로 묘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디모인(아이오와주)=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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