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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에…소비자물가 ‘0%대’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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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월 만에…소비자물가 ‘0%대’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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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1월 1.5% ↑…디플레 우려 깨

신종 코로나 영향은 반영 안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5% 상승했다. 지난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기도 했던 0% 저물가 행진에서 13개월 만에 벗어났다. 이번 통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월보다 1.5% 상승했다. 오름폭이 2018년 11월(2%)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를 넘은 것은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0.4%를 기록했지만 4분기부터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9월 사상 첫 마이너스(-0.4%)를 기록한 후 10월 보합(0%)을 거쳐 11월에는 0.2%, 12월은 0.7% 올랐다. 물가가 장기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통계청은 올해부터 물가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월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2018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지속됐던 유류세 인하 정책 종료로 석유 가격이 오른 것도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무 126.6%·배추 76.9% ‘껑충’

농산물·석유류 상승 영향 커

올해 물가 오름세 지속 전망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해 1월과 견줘 2.5%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6월(1.8%)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해 가을장마 여파로 무(126.6%)와 배추(76.9%)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기후변화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수산물 가격도 6% 올랐다. 국산 쇠고기(4.9%), 돼지고기(3.2%)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작황이 좋았던 감자(-27.8%), 마늘(-23.8%), 고구마(-21.4%), 귤(-20.3%)은 가격이 내려갔다.

석유류 가격이 12.4% 상승하면서 물가를 0.49%포인트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효과가 겹쳐 휘발유(15.6%), 경유(11.6%) 등의 오름폭이 컸다. 경기 상황과 밀접한 서비스물가는 0.8% 올랐다. 보험서비스료(7.5%)와 휴양시설 이용료(22%), 국내 단체여행비(2.8%), 운동경기 관람료(1.4%) 등이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공공서비스는 0.5% 내려가 물가를 0.07%포인트 낮췄다. 시내버스 요금(4.9%)과 택시 요금(13.7%)은 올랐지만 고등학교 납입금(-36.2%), 휴대전화료(-2.6%)는 내려갔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9% 올랐다. 여전히 1%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8월(0.9%)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의 영향은 이번달 물가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물가당국은 과거 유사 사례를 봤을 때는 전체 물가보다는 일부 품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심의관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때는 물가에 두드러진 영향이 관측되지 않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는 레포츠·놀이시설 이용료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이 있었는데, 한 분기 정도 하락했다가 사태 종료 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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