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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아이오와 경선 결과 발표 연기…시작부터 체면 구긴 미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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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치러진 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주 디모인 드레이크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디모인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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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치러진 3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연설하고 있다.   디모인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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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 나설 후보를 뽑기 위한 민주당의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전역에서 진행됐다. 민주당은 12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개표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당일 선거 결과가 발표되지 못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민주당은 전 세계의 관심 속에 치러진 첫 경선에서 ‘바람몰이’로 지지층을 결집시켜 본선 무대인 오는 11월3일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일 선거 결과조차 발표하지 못하는 선거 관리의 미흡함을 드러내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CNN은 이날 자정쯤 “경선을 주관한 아이오와주 민주당 측이 각 후보 진영에 ‘개표 결과가 이날 밤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아이오와 민주당이 각 후보 진영과의 전화 회의에서 선거 결과가 언제 발표될 것인지에 대한 빗발치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했다고 2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이오와주 민주당 당원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678개 선거구별로 코커스를 진행했다. 코커스는 대체로 1시간이면 끝나기 때문에, 당초 오후 8시부터 선거구별로 개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코커스의 경우 오후 8시10분쯤부터 개표 상황에 관한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후 10시가 되도록 개표 결과는 전혀 발표되지 않았다. 맨디 매클루어 아이오와주 민주당 공보국장은 10시30분쯤 발표한 성명에서 “3가지 항목의 투표 결과 보고에서 불일치를 발견했다”면서 각 선거구에서 촬영한 투표용지 사진을 일일이 확인해 보고된 개표 결과와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투표 방식인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는 1순위 투표에서 15%의 득표율을 올리지 못한 후보를 지지한 당원은 2순위 투표에서 15% 기준을 넘은 다른 후보 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지 후보를 옮긴 투표를 합산한 뒤 최종 득표율을 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1순위 투표 결과, 1순위 및 2순위 투표 합산 결과, 후보별 확보 대의원 수 등 3가지 항목의 수치가 서로 맞지 않아 수작업으로 재확인 과정을 거치느라 제 시간에 개표를 마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개표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지자들을 앞에 놓고 아이오와 코커스를 마무리하는 연설을 해야 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우리가 이곳 아이오와에서 매우 매우 잘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이 든다”면서 선전을 장담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리는 우리 몫의 대의원과 함께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너무 접전이어서 승리를 가리기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오늘 밤 불가능해 보였던 희망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코커스를 주관한 아이오와주 민주당 측은 “해킹 등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단순한 절차상의 문제”라고 밝혔지만 경선 관리 신뢰도에는 큰 상처가 생겼다. 조만간 발표될 최종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시비가 벌어질 수도 있다. 후보별로 선거 결과 발표 지연에 따른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참관한 일부 코커스 현장에선 샌더스·워런 상원의원의 강세와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디모인 시내 웰스파고 아레나에서 368명이 참석해 진행된 디모인 47번 선거구 코커스는 1순위 투표에서 샌더스 상원의원이 107명, 워런 상원의원이 104명을 확보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명에 불과해 1순위 투표 문턱(15%)조차 넘기지 못했다. 인근 디모인 소셜클럽에서 진행된 48번 선거구 코커스에서도 38명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선택한 당원은 1명에 불과했다. 이곳에서도 유효 득표 그룹을 형성에 성공한 후보는 샌더스·워런 상원의원뿐이었다.

시끌벅적한 민주당에 비해 공화당은 첫 경선을 싱겁게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공화당 코커스에서 97.2%(개표율 9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예상대로 재선을 위한 첫 관문을 무난히 넘겼다.

디모인|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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