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왼쪽 네 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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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하면서 “친문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현재 드라마로 각색해 방영 중인 책 <검사내전>을 쓴 사람이다.
김 전 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입당 환영식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국민에게 불리하고 불편하고 부당한 법이 어떻게 개혁으로 둔갑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고,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으로 개혁이 되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기꾼을 보냈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을 받는 세상이 됐다”며 “저만 이런 전쟁터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아서 매일매일 죄책감과 무력감이 들었다”고 했다.
김 전 검사는 “저는 사실 책(‘검사내전’)을 쓰면서 늘 제가 세상의 나사못들을 응원하겠다고 다짐하곤 했다. 그래서 폭풍우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보자,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면서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을 때려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사기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카르텔을 때려잡고 싶었다”고도 했다.
그는 2018~2019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재직하면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다 2019년 8월 법무연수원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지난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최종 국회를 통과하자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십시오. 우리는 민주시민입니다.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 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는 글을 올리고 사직서를 냈다.
김 전 검사는 ‘검찰 사직 직후 정치에 입문하는 것은 그동안 검찰개혁을 향한 비판의 순수성을 훼손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런 의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저를 믿어줬고 제 과거를 아는 사람들은 제 의도가 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권력과 권세를 탐했으면 새보수당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보수당행을 택한 것에 대해선 “1년 동안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서) 국회를 다니면서 접촉해 봤을 때 새보수당 의원들이 제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공감해주더라”며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새보수당에 가고 싶었고, 처를 설득할 때도 정치를 하겠다가 아니라 새보수당에 가겠다고 했더니 완전히 이해했다”고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새보수당이 향후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상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친문패권주의와 싸워야 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면서 “(한국당과도)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새보수당이 가진 공동체 지향이나 과거 보수가 가진 잘못된 것에 대한 반성의식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에서 검사내전 책을 펼쳐보이며 김 전 부장검사를 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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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 출마해 ‘의원 뱃지’를 달겠다는 의지도 분명하게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정치를 할 거면 국회에 들어가서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걸 생각하면서 정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검사 영입은 유승민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이날 김 전 검사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인용하면서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게 진정한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했다. ‘검사내전’을 읽으면서 이분이야말로 새보수당이 추구하는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보수의 길과 꼭 맞는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평등, 법과 인권과 정의, 공정에 대해 매일매일 삶의 현장에서, 삶 속에서 고민하는 한 검사의 진심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검사는 유 의원과 만남에서 책에 서명을 하며 ‘미래를 향해 폭풍우처럼’이라고 썼다고 한다. 김 전 검사는 “입당에 대해서 유 의원은 저를 설득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제가 오히려 새보수당 쪽을 설득한 거라고 생각한다. 같이 하고 싶다고 완곡하게 전달했고, 그런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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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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