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만7409개 집계…사상 최대치 작년 6월보다 37.1%나 쪼그라들어
판매잔액도 12.5% 감소…DLF 사태 우리·하나 감소폭 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해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 이후 은행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상품 투자자가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줄어든 금액은 3조원을 훌쩍 넘는다. 일련의 이슈들로 사모펀드는 물론, 불완전판매로 인해 은행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추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수는 3만7409개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를 찍은 지난해 6월 말보다 37.1%(2만2106개) 줄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수는 지난해 6월 말 이후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판매 계좌수가 줄면서 판매 잔액도 지난해 6월 말 28조9634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25조3353억원으로 12.5%(3조6281억원) 쪼그라들었다.
시중은행 중에선 DLF 불완전판매로 중징계가 내려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 폭이 컸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지난해 6월 말 1만5727개에서 12월 말 7094개로 54.9%나 줄었고 판매 잔액도 7조4945억원에서 4조7970억원으로 35.8%(2조6736억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판매 계좌는 1만5966개에서 9334개로 41.5% 감소했고 판매 잔액은 3조9975억원에서 3조1805억원으로 20.4%(8170억원) 줄었다. 특히 개인 고객의 감소폭이 컸다. 우리은행의 경우 감소 계좌 8633개 중 87.5%인 7556개가, 하나은행은 줄어든 6632개 계좌 중 97.8%인 6484개가 개인 고객이었다.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도 지난해 6월 말 7792개에서 12월 말 6709개로 13.9%(1083개) 줄었다. 역시 개인 고객 계좌가 886개로 81.8%에 달했다. 잔액은 4조9405억원에서 4조5367억원으로 8.2%(4038억원) 줄었다.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만 사모펀드 판매 계좌가 같은 기간 6127개에서 6455개로 5.4% 늘었다. 판매잔액도 5조5413억원에서 6조3557억원으로 14.7%(8144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감소한 것은 예ㆍ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다뤄왔던 은행이 개인고객들에게 원금 손실이 나는 고위험성 사모펀드를 무분별하게 판매하면서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과도한 영업과 내부통제 부실을 지적하며 투자손실의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고 우리ㆍ하나은행 최고경영자에게는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의결했다.
반면 증권사와 보험사의 사모펀드 판매는 꾸준히 증가추세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 계좌는 8만545개에서 8만4593개로 5.0%(4048개) 늘었고 보험사는 1086개에서 1259개로 15.9%(173개) 증가했다. 판매 잔액도 증권사는 307조7420억원에서 336조7243억원으로 9.4%(28조9823억원) 신장했고 보험사는 35조8399억원에서 41조7814억원으로 16.6%(5조9415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파생상품이 내재해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원금을 20% 이상 잃을 수 있는 고위험 사모펀드 상품의 은행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