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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삼성 5G 통신장비 점유율, 반년새 반토막… '우한 폐렴' 악재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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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점유율 19년 1분기 37.8%로 세계 1위→3분기 15.0%4위로
화웨이·에릭슨·노키아 ‘톱3’에 다시 밀려... "틈새시장 공략해야"

‘한국의 5G(5세대)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에 힘입어 중국 화웨이를 제치고 단숨에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가 최근 다시 4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몰렸던 화웨이가 유럽,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기존 강자들이 전 세계 5G 투자 본격화와 맞물려 기지개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올해 국내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5G 사업 규모가 다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해외 사업으로 눈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5G 통신망 투자가 본격화된다. 그러나 이 시장을 잡고 있는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톱3와 맞붙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선비즈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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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최근 1년간 5G 통신 장비 점유율 추이를 보면, 지난해 1분기까지만해도 점유율 37.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2분기 23.4%로 화웨이(32.1%)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3분기에는 화웨이(31.2%)뿐 아니라 에릭슨(25.2%), 노키아(18.9%)에도 밀려 15.0%로 4위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5G 시장이 아직 기존 LTE(4세대) 장비와 연동하는 5G·LTE 복합 규격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LTE 망을 전 세계적으로 많이 깔지 못한 삼성전자가 두각을 드러내기 힘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 통신장비 업체 고위 관계자는 "무선 통신장비 시장은 화웨이·에릭슨·노키아 등 톱3가 점유율 70~80%를 차지하는 시장으로 신뢰·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내 5G 장비 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톱3 업체가 LTE 망을 공급한 국가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5G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점유율 반짝 상승’ 효과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9개 이동통신 사업자와 5G 망을 계약한 상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3개사와 버라이즌·AT&T(미국), KDDI(일본) 등이 있다.

반면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 등에서 경쟁우위로 같은 기간 65개 사업자와 5G 망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최근 영국이 5G망 구축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반(反)화웨이 전선’이 균열이 일고 있는 것도 화웨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분기 기준 3위인 노키아는 화웨이보다도 1건 더 많은 66개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 향후 점유율에서 에릭슨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슨은 34건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올해는 글로벌 5G 통신망 투자가 본격화되며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지만, 삼성전자가 갈 길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장점은 제품이 좋은데 가격도 싸고, 이에 대한 유지·보수 등 대응이 빠르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2년 후 본격 열리는 인도 시장을 노크하기 전까지 미국·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현지 인력을 많이 고용해 대응력을 키우고,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5G·LTE 망설계·최적화 기업인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하며 올해 북미 이동통신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텔레월드 솔루션즈의 현지 전문인력, 차별화된 서비스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5G 장비를 만들기 위한 부품 수급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화웨이, ZTE뿐 아니라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는 복수의 장비 생산공장이 있는데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다더라도 ‘메이드 인 차이나’ 부품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장비 업계 전체가 공통적으로 어느 정도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장비 업체들이 어느 정도의 타격은 입을 것"이라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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