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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인사이드]예비후보들 ‘빨판상어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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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당 유력인에 “맞붙자” 공개 도전장

‘거물급 후원회장’ 인연 내세우며 홍보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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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 도전하는 여야 예비후보들이 ‘거물 마케팅’에 나섰다. 유명인을 후원회장으로 유치해 인지도를 보완하거나 심지어 상대 당 유명 인사들과의 맞대결을 요청하며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명인 후원회장’ 전략은 기본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대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주로 활용한다. 김병관 의원은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는 이 전 총리가 흔쾌히 후원회장을 맡아주셨다”고 홍보했다. 이 전 총리를 후원회장으로 둔 당 예비후보만 8명에 달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최형두 예비후보(창원 마산합포)가 안대희 전 대법관을, 김순택 예비후보(창원 진해)가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후원회장으로 뒀다.

민주당에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 모시기’ 경쟁도 벌어졌다. 황 대표의 출마 예상지로 거론되고 있는 서울 양천갑·영등포을, 경기 용인병 지역의 예비후보들이 “나랑 한판 붙자”고 제안한 것이다. 신경민 의원(영등포을)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영등포을이 황 대표에게 당선 불가능한 험지임을 기꺼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황희 의원(양천갑)은 “한국당이 양천갑을 험지로 규정해줘 제 기여도가 조명돼 황 대표에게 고맙다”고 감사 인사까지 했다.

민주당 강원지역 선거사령탑으로 ‘내정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도 상대당 후보들의 단골 소환 대상이다. 이 전 지사의 경우 한국당 김진태 의원(강원 춘천)은 “나와 동갑이지만 정치 선배이니 한 수 배우고 싶다”고 춘천 출마를 요청했고, 같은 당 김대현 원주을 예비후보는 “젊은 보수가 둥지를 튼 원주을로 출마하시라”고 권했다.

경기 김포에서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를 바꾼 민주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한국당 홍 전 지사에게 맞붙자고 했다.

정의당에선 김종철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강상구 전 대변인이 고 노회찬 의원의 뜻을 계승하겠다며 비례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김 전 실장은 ‘권영길·노회찬·윤소하의 동반자’라는 기치를 내걸었고, 강 전 대변인은 ‘노회찬의 말, 강상구의 길’이라는 구호를 앞세웠다.

거물급 인사를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 신인들에게 효율적인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역 지역구 의원들까지 거물급 인사와 맞대결을 자처하는 모습은 다소 이례적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호명되는 입장에선 유쾌하지 않겠지만, 호명하는 쪽에선 부대효과가 있다”며 “소기업이 대기업을 따라다니며 홍보 효과를 내는 이른바 ‘빨판상어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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