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혁통위, 명칭 의견수렴…'작명 카드'로 새보수 압박
유승민 "시간 걸리는 문제 있다"…황교안과 회동 성사될지 주목
최고위 발언하는 황교안 |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슬기 기자 = 보수 야권 통합이 이번 주 고비를 맞는다. 더 늦어지면 동력이 반감하면서 통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종의 '골든타임'이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통합신당준비위원회'를 오는 6일 띄우기로 결정했다. 이 기구를 통해 오는 20일께 신당을 출범시키겠다는 게 혁통위의 구상이다.
비슷한 시각, 한국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통합'을 넣은 당명으로 바꾸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한국당이 변경을 추진하는 당명은 혁통위가 만들려는 신당의 당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6일께 의원총회와 최고위에서 새 당명이 의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지만, 한국당과 혁통위 모두 '통합'을 내세운 새 당명을 오는 6일 공식화하겠다는 의미다.
한국당은 이미 내부적으로 당의 이름과 색깔 등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한국당은 3년 전 '탄핵 정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이던 2012년 초 만든 '새누리당' 간판을 내리고 이름을 바꿨다.
당 관계자는 "총선에 대비하려면 당명 변경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때부터 써 온 당 상징색(빨강)에 변화를 주고, '횃불' 로고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당의 당명 변경 추진은 일단 통합을 염두에 뒀지만, 총선을 독자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예상도 이면에 깔려 있다.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당내에선 협상에 매달리느라 총선 준비가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물적·인적 기반을 갖춘 한국당 중심으로 일단 총선을 치르면서 다른 세력을 하나씩 업고 가자는, 이른바 '소통합론'이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 |
여기엔 새보수당을 향한 압박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직·간접 대화를 하고 있지만, 얼마나 진척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 위원장은 공천이나 지분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조금 걸리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달 여러 차례 '양보'를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회동 시기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이번 주중에 비공개 대화가 마무리되면 이번 주중에 직접 만나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유 위원장과의 회동 관련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한국당과 혁통위에선 단계적 통합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현재로서 유일한 현실적 해법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통합신당의 모습이 갖춰지면 우리공화당이나 가칭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구심력도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점점 눈사람처럼 키워가는 통합의 형태"를 거론하며 "(새보수당과의) 1차 통합이 되면 연쇄 반응으로 후속 통합이 쉽게 이뤄진다"고 예상했다.
참석자 발언 듣는 유승민 |
주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는 양당 체제로 강하게 견인되기 때문에 (중도 신당은)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안 전 의원도 문재인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는 점에서 통합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한국당과 새보수당 통합의 '화룡점정'이자 소통합이 아닌 대통합 시나리오의 '시발점'은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의 회동이라는 데 거의 이견이 없다. 이번주에 이들의 회동이 성사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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