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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사동일체 때린 날, 윤석열 "檢 힘들게하는 요소 많다"

중앙일보 박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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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검사동일체 때린 날, 윤석열 "檢 힘들게하는 요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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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위치에 있든지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반기 검사 전입식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말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벌어진 ‘인사 학살’로 지방에 발령난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다. 이들에게 윤 총장은 “신고 행사를 여는 이유는 새로운 임지에 부임할 때 검찰총장, 법무부장관에게 단순히 신고하라는 뜻만이 아니다. 새 임지에 부임하면서 더욱 새로운 각오로 업무에 임해달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며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검찰 힘들게 하는 요소 있다"



윤 총장은 검ㆍ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에 따른 내부의 변화부터 강조했다. 그는 “검찰이 과거부터 해 오던 조서 재판이라는 것을 벗어나지 못해서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라는 재판 운영 시스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재판 시스템의 변화, 형사 법제 개정과 함께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 재판을 준비하는 수사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만들어갈지 잘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검찰 업무라는 게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고도 말했다. 검찰 수사의 고충을 직접 언급한 거다. 이를 두고 현 정권 관련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압력과 검사 인사 학살 등 각종 고충을 빗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조국 일가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울산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 수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은 “잘 극복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힘의 원천은 검찰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즐거운 직장 분위기라고 생각한다”며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말도 했다.




"개혁은 인정, 靑 수사는 계속한단 뜻"



윤 총장은 다가오는 4월 15일 총선에 대해선 “선거법을 집행하는 검찰로서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서 선거사범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될 것”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요구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역량을 선거 사건에 집중하게 되면 일반 사건에도 부담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결국 검찰이 다같이 나누어야 할 짐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신임 검사 전입식에서는 헌법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총장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를 오로지 국민을 위해 올바르게 완수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초임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이는 윤 총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할 당시부터 강조했던 것으로, 권력이나 특정 정치세력에 편향되지 않는 검사의 정치 중립 의무를 지키자는 취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윤 총장의 이런 발언은 같은 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비판하고 나선 것과 맞물려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추 장관은 이날 신임 검사들을 향해 “검찰조직 내 아직도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검사동일체 원칙을 박차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검사동일체’을 강조하고 나선 윤석열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검사는 “윤 총장이 검찰의 과거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면서 검찰 개혁은 거부하지 않고 따라가되, 권력을 겨냥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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