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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미 대선 첫 격돌지 아이오와…샌더스 “위험한 트럼프 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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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레이스 오늘 막올라

샌더스 유세장 록 공연장 방불

10~30대가 과반 “그는 한결같다”

뉴햄프셔 지지율도 바이든에 앞서

“월요일(3일) 밤 아이오와 코커스 사상 최고 투표율로 도널드 트럼프를 꺾고, 이 나라를 완전히 바꾸자.”

“버니”를 연호하는 3000여명 청중의 함성에 우렁차게 응답하는 78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유세는 왕년의 록스타 복귀 무대처럼 보였다. 그는 1일 밤 8시(한국시간 2일 오전 11시) 미국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 US 셀룰러 센터에서 밀레니얼 슈퍼밴드인 뱀파이어 위켄드와 함께 무대에 섰다.

중앙일보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의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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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도 군중에 감격한 듯 “아이오와 수십여곳을 다녔지만 3000여명이나 모인 건 처음”이라며 “우리는 ‘나의 선거운동’이 아니라 ‘우리의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샌더스는 “투표율이 낮으면 아주 솔직하게 말해 우리가 지지만, 투표율이 높으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전진해 미국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통령인 트럼프를 꺾고 이 나라를 변혁하자”고 호소했다.

샌더스의 콘서트 형식 유세에는 아이오와 민주당 경선 가운데 최대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이틀 전 1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오와 주도 디모인 유세에 7200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해선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대중 동원력에선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유명 연예인 수준인 트럼프를 능가하는 민주당 후보는 아무도 없는 셈이다.

대신 50대 이상이 많은 트럼프 유세장과 달리 샌더스 유세엔 10대 후반부터 30대까지 젊은 지지자가 과반인 게 특징이다. 아이오와는 물론 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리는 샌더스의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1일 공개한 최근 2주간 전국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27.2%)과 샌더스(23.5%) 간 차이가 불과 3.7%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15.0%,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8.0%, 피터 부티제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밴드 시장 6.7% 순이다.

유세장에서 만난 애비콥(24)은 4년 전에도 샌더스를 지지했다고 했다. 그에게 78세라는 샌더스의 너무 많은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버니는 올림픽 선수가 되려는 게 아니다”라며 “태도를 표변하는 정치인 속에서 버니가 평생 보여준 일관성은 젊은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그의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인다”고 반박했다.

지지 연사로 나선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50년을 한결같이 싸워왔다. 1963년 19살 대학생 때 인종차별 철폐 민권운동을 하다가 체포됐고, 1972년 동성애를 지지하는 칼럼을 썼고,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옹호하는 또 다른 칼럼을 썼다”고 소개했다.

샌더스의 연설에서 ‘99%를 위한 1% 기득권과의 투쟁’이란 주제도 4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모든 기성 정치권과 맞서 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와 보험사, 제약사, 화석연료 산업과 군산복합체까지 빌어먹을 1%와 싸우고 있다”고 했다.

또 트럼프가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자신의 ‘그린 뉴딜’ 정책에 대해 “급진적 미치광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여러분이 기절초풍하고 일부 계층은 너무 급진적인 아이디어라고도 비난하지만, 샌더스 행정부는 과학과 과학자들을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과학계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끝에 내놓은 정책이라는 반박이었다.

시더래피즈(아이오와)=정효식·박현영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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