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모호 지적에 “무식”
4년 만에 또 새정치 의구심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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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정당을 만들고 싶다”며 “반드시 투쟁하는 중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정계 입문 후 4번째 창당에 나선 것이다. 안 전 대표는 ‘기성정당 파괴’를 외치면서 국민의당 돌풍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지만 사실상 4년 전 그가 밝힌 ‘새 정치’ 의제를 다시 꺼낸 것이라 실제 성과에 대해선 비판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날은 4년 전 국민의당 창당일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중도는 올바른 길이다. 중간에 서는 게 아니라 중심을 잡는 것”이라며 실용적 중도정당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투쟁하는 중도’와 관련해선 “이념과 진영 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도 앞장서서 파괴하며 무책임한 정치를 구출시키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 정치권을 ‘가장 낙후된 집단’ ‘양극단 정치세력’이라고 규정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중도 정체성을 향한 비판에는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탈이념, 탈진영, 탈지역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당혁신’을 신당 창당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신당의 1호 공약도 정당법 개정을 꼽았다. 당직자 규모와 국고보조금을 기존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또 국고보조금이 교섭단체 위주로 배정되는 상황을 비판하며 “선거법도 바뀐 상황에서 의석수 기준으로 보조금을 배분하는 게 취지에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앞선 3번의 창당에서도 ‘새 정치 패러다임’을 앞세워 ‘신(새로움)·구(낡음)’ 대립 구도만 제시했다. “3일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띄우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도 차별화된 대안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히려 안철수계 의원들이 지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을 반대했음에도 이 선거법을 통해 제3정당 입지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혀 ‘선거법 수혜’만 노리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 통합 동참 여부는 부인했지만 여권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등 반문연대 입장은 고수했다. 정치 구도 재편에 대한 애매한 입장도 그대로인 셈이다. 안 전 대표는 “(보수 정당이) 나와 가치가 맞다면, 이리 오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양보하는 사람은 대인이다. 그에 대해 뭐라 하면 소인배”라며 문재인 대통령(2012년 대선), 박원순 서울시장(2011년 지방선거)을 겨냥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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