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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단독]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 일부 철거···대구 중구청 “재설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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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이 일부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할 구청은 표지판 재설치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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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대구 중구 삼덕동1가 5-2)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사라져 있다. 교통안내판 아래에 생가터 표지판 1개가 설치돼 있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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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인 동성로 한 쇼핑몰 옆 골목길 입구(삼덕동1가 5-2)에 설치한 표지판 2개 중 1개를 회수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설 연휴를 전후해서 표지판을 고정하는 나사가 떨어지는 등 훼손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직원이 현장에 나가서 해당 표지판을 거둬 들였다”면서 “(떨어진 표지판을) 다시 설치할 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 중구는 지난해 10월4일 표지판(가로 20㎝·세로 60㎝) 2개를 재설치했다. 구청은 보수단체의 계속된 항의와 1인시위 등을 견디지 못하고 3년 만에 표지판을 다시 설치했다. 예산 20만원을 들여 설치한 표지판 2개에는 각각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Site of Birthplace of 18th president Park Geunhye)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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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쇼핑몰 옆 골목길 입구(삼덕동1가 5-2)에 설치된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에 불로 지진 듯한 흔적이 남아 있다.|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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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달 표지판 설치 소식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는 “표지판을 철거하라”는 민원 전화가 중구청에 잇따라 걸려왔다. 표지판 재설치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중구청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실제로 최근 철거돼 보관 중인 표지판 1개는 현재 다시 설치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이 또 다른 논란을 의식해 재설치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나머지 표지판 1개는 지난달 중순쯤 글자 ‘혜’ 부분이 불에 그을린 채로 방치돼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표지판 재설치 이후에 한동안 민원이 끊이지 않아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이 다시 설치된 이후 구청이 관리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재설치 방침 결정에 따른 후속 행정조치가 부족하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표지판이 설치된 골목길은 평소 단속을 피해 흡연가들이 담배를 피우는 공간이다. 경향신문이 지난 1일 오후 확인한 결과, 표지판 인근에는 담배꽁초를 비롯한 생활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나머지 표지판 1개의 뒷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을 주도한 최서원(최순실)씨 등을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가 적혀 있었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박 전 대통령 표지판 일부가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표지판 2개에 불로 지진 듯한 흔적이 다수 발견됐으며, 표지판을 고정하는 나사 일부도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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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18일 오전 대구 중구 삼덕동 1가 5-2번지 인근에 위치한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훼손돼 있다.|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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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박 전 대통령 생가터 표지판은 201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을 기념해 설치됐다. 가로 70㎝, 세로 240㎝ 크기로 박 대통령이 손을 흔드는 사진과 생가터의 이력을 소개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태로 정국이 혼란스럽던 2016년 11월18일 생가터 표지판 위에 낙서가 발견돼 철거된 바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1950년 12월12일 대구 계산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이곳에 신혼집을 마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년 뒤인 1952년 2월2일 이곳에서 태어났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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