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보수 야권 통합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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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황교안 담판서 결정될 듯…새로운보수당 이견 기류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주축으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이하 혁통위)가 주도하는 야권통합신당이 출발을 알리면서 총선 전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단독 논의에 나선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마지막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또한 새로운보수당 내에서도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혁통위의 역할과 성격 등에 일부 의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혁통위가 이끄는 신당 창당에 현역 의원이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혁통위는 국회에서 '1차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통합 신당의 가치와 정책 기조 및 10대 과제, 당 운영 혁신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날 대회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창당한 전진당, 장기표 국민의소리 창당위원장 등을 비롯해 500여 곳에 달하는 범중도보수 시민단체가 함께했다.
한국당에선 황 대표와 혁통위원으로 참여 중인 김상훈 의원·이양수 의원·오세훈 전 서울시장, 새로운보수당에선 하태경 책임대표, 정운천 의원이 나섰고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김영환 전 국민의당 사무총장 등 전 바른리매당 인사들도 동참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문재인 정권의 탈주 위험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범중도세력이 하나가 되고 있다"며 "혁신 없는 통합은 의미가 없고 확장 없이는 민심을 아우를 수 없다. 또 미래세대와 연대하지 않으면 통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창당을 공식화했지만,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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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혁통위는 신당 10대 과제로 △안보 우선 외교 △민간주도 경제살리기 △근원적교육개혁 △삶의 질 선진화 △공정 사회 만들기 등을 내세웠다.
박 위원장은 통합 신당의 주요 목표 중 '당 혁신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기존 보수정당이 광범위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데 있다고 분석한다"면서 "당은 당직과 국회의원직을 분리해 당 사무총장의 CEO화를 통한 전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고, 당내 청년 정당에 예산을 부여해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그동안 흩어지고 분열했던 범중도보수를 모으려고 노력해왔다. 아직 남은 일들이 있지만 크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앞으로 범중도보수 통합신당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유일한 범중도보수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도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다시 분열하면 역사에 또 한 번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여러 사연으로 다른 길을 갔던 세력이 한 울타리에 모이는 것은 100% 다 만족할 수 없지만 함께 해나갈 몫"이라고 강조했다.
혁통위는 2월 중순까지 창당을 마친다는 계획 등을 공개했지만 별도로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는 황 대표와 유 의원 간에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을 비롯한 새로운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선 혁통위의 역할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5일 열린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유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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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한 가지 쟁점을 놓고 협상해주지 않아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더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일부 다른 의원들은 통합 논의를 혁통위가 주도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당 모두 통합 논의로 공천관리위원회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혁통위 내 '지분 논의'가 있어 향후 관련 내홍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자유한국당도 지분 관련 문제를 비롯해 총선 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에 신당을 창당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당내 논의를 일치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현역 의원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통합 창당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황장수 미래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두 당이) 막판까지 버티다가 결국은 서로 적당히 타협해 사는 길을 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통합 논의를 두고 "제가 볼 때 (황 대표와 유 의원 논의가) 지분 싸움"이라며 "지분을 어떻게 하느냐 논의만 되고 있지 원칙·철학·비전·정책 다툼이 있나. 마지막까지 버텨야 세게 부를 수 있다"며 비판했다.
황 소장은 다만 "합치지 않는 것보다야 나을 거다. 5~6% 정도의 지지율 상승 효과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공천 자체의 개혁성·정책·비전이 전혀 없이 기술적인 측면에 매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과연 보수의 바람직한 부분인가. 선거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안무도 한국당 공천의 기준과 결격 사유(위장전입·탈세 등)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혁통위가 '혁신'을 주장하며 다양한 과제를 내놓고 있지만 국면은 결국 지분싸움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사실상 통합 주체 간 합의가 관건인 가운데 황 대표와 유 의원이 다음 주중 만나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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