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무죄 석방 1천만 국민운동본부가 서울역 광장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the300]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론'의 군불을 뗀다.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위해 '박근혜 카드'로 태극기 애국세력을 끌어안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범보수 빅텐트'를 공언해온 한국당으로선 외연 확장을 위한 시도지만 오히려 외연을 축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의 구금 상태가 계속 되는 건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도 "하루 빨리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해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것 자체를 꺼렸다. 한국당 의원들은 친박·비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제 당 내 계파는 없다"고 일축했다. '박근혜 탄핵 리스크'를 피하는 게 정치적 이익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당이 이제서야 '박근혜 카드'를 꺼내든 건 총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당은 야권 대통합에 무게를 둔다. 중도 보수, 개혁보수뿐 아니라 우리공화당, 태극기부대까지 아우르는 빅텐트다. 실제 황 대표가 제시한 '범보수 빅텐트'의 오른쪽 끝에는 태극기 세력이 있다. '박근혜'는 이들에게 결집의 구심점이다.
한국당은 지난해 수차례 장외집회를 열어 태극기 세력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새로운보수당과 통합 논의 과정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태극기 세력과 일부 당원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최근엔 직접적 반발도 나왔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태극기 집회를 극우세력으로 비난하며 멀리하는 한국당의 행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한국당을 탈당,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신당 창당에 나섰다.
이에 한국당은 '박근혜'를 소환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젠 집토끼'라 생각했던 태극기 세력이 최근 이탈 조짐을 보이자 이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근혜 카드'가 오히려 보수의 외연을 축소하는 아이러니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오히려 태극기 세력과의 끈을 놓아야 중도층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다"며 "그게 더 넓은 의미의 외연 확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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