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3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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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권파의 퇴진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바른미래당을 세운 유승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연이어 당을 떠난 가운데 남아 있는 당권파 의원들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이날 당권파 의원들과 비공개 오찬을 했다.
당권파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손 대표에게 "사퇴 계획과 비대위 구성을 위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당 외부의 청년 정치세력과 성공적으로 통합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 대표는 장진영 비서실장 등을 통해 당 밖에 있는 일부 청년 정치세력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권파들은 손 대표의 이 같은 답변을 '사퇴 거부'로 받아들였다.
당권파 한 의원은 "손 대표 측이 접촉 중인 청년 정치세력들은 손 대표가 사퇴해야 바른미래당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안되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고 한마디로 이는 사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참패 이후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온 손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전제조건'을 내세워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번번이 말은 달라졌다.
지난해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 안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했었지만 정작 추석이 다가오자 당이 내홍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10%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에는 안철수 전 위원장이 귀국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안 전 위원장이 실제 귀국하자 "사퇴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이런 태도 탓에 당권파 의원들은 매우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손 대표가 답변 직후 다른 약속을 이유로 식당을 나가버렸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곧 거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당권파는 김관영·김동철·김성식·박주선·이찬열·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9명이다.
지난 29일 탈당을 선언한 안 전 위원장에 뒤를 따라 탈당 가능성이 있는 '안철수계'는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등 7명이다.
당권파들은 탈당을 하더라도 당장 안 전 위원장과 함께 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총선이 임박한 만큼 주말 사이 의견을 모아 빠른 시간 내에 거취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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