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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2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31일 정치권은 어수선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세계일보 의뢰·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가 30일 발표한 조사에서 윤 총장은 차기대권주자 지지율 10.8%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 32.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0.1%)보다 윤 총장이 앞섰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반응했다. 그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풉. 이 분, 출마한다고 하면 바로 1위 될 것이지만 근데 정치할 분 아니다. 그러니 이 분, 자꾸 정치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지 마세요, 추미애 장관님"이라며 "행여 이 분이 대통령 되면 너희들 다 죽음이기에 그냥 이 분 총장 하실 때 얌전히 조사받고, 깨끗이 처벌받고, 깔끔히 끝내세요"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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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
윤 총장은 무당층에서 15.8%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 중에선 19.1%의 지지로 황 대표 26.4%의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민주당 내에선 "여론조사 자체가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대선후보로 현직 검찰총장을 거론하고 조사하는 게 맨정신으로 할 일이냐"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실망한 보수층의 이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장 총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추 장관의 검찰 인사와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기소에 대한 격한 반발 등이 윤 총장을 피해자로 보이게 만들었다"라며 "무당층이 윤 총장에 정치적 지지를 보이는 건 불길한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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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록 기자 |
한국당은 복잡하다. 윤 총장 출현으로 지지율 3위로 떨어진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인재영입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는 "우리 자유 우파가 국민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런 인재가 많이 나오기 바란다"고 했다. 윤 총장을 보수진영 인사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 주변에선 불편한 기색도 감지됐다. 한 측근 인사는 "윤 총장을 여론조사에 반영하는 것 자체가 야권 분열을 의도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윤 총장은 그저 배짱 좋은 검사다. 정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그분(윤석열 총장)이 정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그리고 또 검찰이란 현직에 있는데 정치적 부담은 안 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정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본다"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중도층의 열망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윤석열밖에 없지 않으냐"며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은 중도 실용노선을 추구하는 안 전 대표의 지향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3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서울중앙지검 1,2,3,4 차장을 모두 교체한, 이른바 '2차 대학살' 인사가 단행되자 ‘검찰인사 폭거에 대한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검찰의 목을 비틀어도 진실은 드러난다"며 “저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끝까지 수사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지키고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효성·김기정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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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31/c51a4363dce84ac6a405a806a308dfa1.jpg)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31/2053d2f8d9aa4648adfa137b46f9782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