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 유족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참본 이정도 변호사는 지난 29일 당시 담당 경찰관들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범인도피·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직무유기)·직무유기 혐의로 수원지검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7일 낮 12시 30분쯤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김모양(8)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진 사건으로, 그동안 실종사건으로 분류돼 오다가 이춘재가 김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하면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춘재의 자백을 받아 조사한 끝에 당시 형사계장과 형사 등 2명이 김양의 유류품과 줄넘기에 묶인 양손 뼈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하는 등 살인사건을 단순 실종사건으로 축소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이들에게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다만 공소시효가 지나 이들 모두 형사 처벌을 받지 않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피고발인(담당 경찰관)들은 김양의 시신을 산속에 묻어 은폐하고, 허위 내용의 진술조서를 작성한 후 행사했으며, 사건을 단순 가출로 종결지었다”며 “유족들에게 시신 발견 사실을 알리지 않고, 유류품 등 사건과 관련한 증거물 등을 폐기하는 등 위법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점에 미뤄볼 때 고발장에 적시한 혐의가 성립하며 일부 범죄는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아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피고발인들은 범인을 체포해야 할 지위에 있었으나 오히려 범죄사실을 은폐하는 등 위법을 계속했다”며 “이처럼 위법 행위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범죄가 지속한다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즉 범인도피는 이춘재가 자백한 지난해 9월께, 직무유기는 피고발인들이 퇴직 등으로 직무수행을 종료한 이후에 각각 위법상태가 종료돼 그때부터 공소 시효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과 경찰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수사기관의 국민 배신행위에 대한 공소시효 경과 여부를 판단할때 보다 전향적이고 유연한 판단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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