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짝사랑이었나" 피로감 속 '전략적 양보' 압박
새보수, 혁통위 주도 통합신당에 '무응답'…자체 공천 착수
황교안-유승민 '담판' 가능성도…안철수 "관심없다" 선그어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그동안 보수·중도 통합을 목표로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양당의 별도 협의체, 2개 채널로 통합 논의를 이어왔지만 30일 현재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총선필승 광역 기초의원 워크숍 입장하는 황교안 대표 |
4·15 총선이 76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통합 논의를 마무리할 시점이지만, 밀고 당기기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당과 혁통위의 '통합 압박'에 새보수당은 유보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당장 새보수당은 혁통위 회의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혁통위가 제시한 '통합신당 시간표'에는 부정적이다.
앞서 혁통위는 새보수당에 통합신당 합류 여부를 이날까지, 1차 대국민보고대회 참여 여부를 31일까지 알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새보수당은 '하태경 책임대표가 보고대회에는 참석하나, 신당 합류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는 뜻을 혁통위 측에 전했다고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밝혔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통위와 우리의 스케줄은 다르다"며 "일단 한국당과의 당 대 당 논의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통위가 주도하는 통합신당 합류 여부는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 결과를 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새보수당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등 4·15 총선 후보를 선발하기 위한 자체 공천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31일 공관위 출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통합 방식으로 '통합신당'만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승민 의원은 후보 단일화나 선거연대 역시 통합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동시에 '통합 없이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신호를 발신, 막판 통합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새보수당의 통합 의지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국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새보수당이 선거연대로 당을 유지하면 유승민 의원은 대권 주자 입지를 지키고, 다른 의원은 총선에서 생환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애초 한국당만 짝사랑했던 것"이라며 "통합에 대한 새보수당의 생각이 변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가운데)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하지만 한국당은 '보수 대통합'을 목표로 한 만큼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황교안 대표는 이날 한국당 광역·기초의원 워크숍 및 의원총회에서 중도층을 잡아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똘똘 뭉쳐야 한다", "큰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황 대표는 "전략적 양보가 필요한 때가 있다"고 했다.
새보수당의 양당 통합 논의를 두고 '태극기 부대'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자, 새보수당을 향해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양보'를 에둘러 요구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신경전으로 통합 논의 전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결국 한국당의 황 대표와 새보수당의 유 의원이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합 논의에 관여해온 한국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각자 총선에 나섰다가 '자연사'하지 않으려면 결국 논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내주 초까지는 통합의 가부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은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통위가 주도하는 보수통합 논의에 "관심 없다"며 "저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호소드리러 왔다. 제 생각은 일관된다"고 말했다.
bang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