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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까불면…’ 전광훈 목사, 논란 속 한기총 회장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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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파 총회 참석 원천 봉쇄
한국일보

전광훈(왼쪽)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26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뒤 선거관리위원장인 길자연 목사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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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집회 주도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반대파 참석을 원천 봉쇄, 논란의 불씨는 남겼다.

전 회장은 3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정기총회를 겸해 열린 한기총 회장 선거에 단독 후보로 출마해 총대(대의원)들의 박수로 회장에 추대됐다. 박수 추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올 경우 추가 절차를 밟게 되지만 이날 총회에서는 이의 제기가 없었다.

문제는 반대파로 분류되는 교단 총대들의 참석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이다. 한기총 측은 정장 차림 남성들을 총회장 출입구에 배치해 전 회장 반대파의 출입을 막았다. 반대파 교단장들이 전 회장을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이날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는 사실을 빌미로 이미 제명한 이들을 다시 제명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총대의 회의 참석을 임의로 통제했다면 문제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총 관계자는 “미리 반대파 명단을 작성해 놓고 찬성파만 출입시켜 기립 박수를 유도했다는 건 문제 소지가 충분하다”며 “규정이 무시될 정도로 한기총 회장 선거가 혼탁해진 지는 오래됐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출마 때부터 자격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탄핵 뒤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가 집행유예형을 받았고, 최근에는 불법 모금과 횡령 등 각종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성직자로서의 영성과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라는 후보 자격 규정에 미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한편, 전 회장은 지난해 청와대 앞 거리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 발언한 데 대해서는 이날 사과했다. 전 회장은 “당시 성령이 충만했지만 신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발언인 건 맞는다”며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서는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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