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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탁류청론] 북한 개별관광, 남북관계 진전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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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부의 북한지역 개별관광 추진 방침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 방문' '한국민의 제3국을 통한 북한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 세 가지 형태의 개별관광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유엔(UN)의 대북 제재하에서도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남북관계와 북핵 협상 정체국면하에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과 관광객에 대한 신변안전보장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사안이 아닐 뿐만 아니라 지난 70년의 남북관계가 말해주듯 '~ 때문에'라는 걸림돌과 우려에 매몰된다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에도 불구하고' 그 걸림돌을 하나하나 제거해가고 안전장치를 마련해가면서 상호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더욱이 개별관광은 다음 몇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추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 개별관광은 남북 상호신뢰 회복과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한다. 남북은 2018년 세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재개에 합의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아무런 조건과 대가 없이 재개하겠다고 했으나 이후 진전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관광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명과 김 위원장의 대화 재개 명분 제공 차원에서 의미와 상징성이 매우 크다. 나아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의 간접 신호로 받아들여 북핵협상과 북·미 대화 촉진에도 보탬이 된다.


둘째, 개별관광은 남북관광과 남북경협의 선진화와 국제화 추진의 시험무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개별관광은 금강산지역뿐 아니라 평양, 양덕, 원산·갈마·삼지연 등 포괄적이다. 더욱이 관광은 '관광부국을 통한 자력부강'을 꿈꾸는 김 위원장의 역점사업이요 경제개발구 정책의 성공가능성을 예단할 수 있는 시험장이 될 수 있기에, 북한도 이번의 재개방식과 수용 시의 적극성과 협력성은 이전과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이번 개별관광이 단순 이벤트성이 아니다. 북한의 개방촉진과 지속발전가능한 남북관광과 경협으로의 발전을 위해 신변안전보장을 비롯한 각종 법·제도 정비, 기존 협력업체의 사업권과 몰수·동결된 투자자산의 회복, 그리고 관광 절차간소화와 사업의 안정적 운영, 분쟁 발생 시 이의 해결 등을 위한 남북관광공동기구의 설립 등에 대한 포괄적 협의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한 관광 재개가 필요하다. 분단의 장기화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85.4%가 70대 이상의 고령이며 2016년 2월부터는 사망자가 생존자를 초과했다. 설날을 그냥 보낸 이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넷째, 남북관광은 정치·사회적 측면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접경지역 활성화와 서비스산업의 내수경기 활성화, 외국인 관광이란 신규 관광 수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한다.


개별관광의 의미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개별관광을 추진함에 있어서 국내외 우려와 국제사회와의 협력, 남북관광의 선진화 방안 협의 등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의 호응과 협조가 요구된다. 개별관광 성사로 남북 상호신뢰 회복과 민족문제의 주도적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길'이 마련되어 양 정상이 합의한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으로 발전되기를 소망한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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