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31일 열리는 1차 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새로운보수당이 당 차원에서 대회에 참여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새보수당이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통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3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내일 국민보고회에 새보수당이 참여는 하는데, 저희로서는 가능한 한 당으로서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오늘까지 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위원장은 새보수당이 밝힌 선거연대 논의와 관련,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거부하며 당 차원에서 통합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했던 3원칙 중 마지막이 '새 집을 짓자'였고, 그 원칙에 입각해서 혁통위 활동을 해 왔다"며 "선거연대라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며 통합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려면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게 저희 일관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 위원장은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보 쪽에선 선거 연대나 후보 단일화를 통한 선거 연대를 많이 해왔는데, 통합안에 선거 연대, 후보 단일화도 당연히 옵션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명절을 앞두고 지난 22일 경기도 양주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연대론을 꺼낸 후 두 번째다. 따로따로 선거를 치른 후 선거 이후 헤쳐모이자는 것으로, 보수에 이어 중도세력까지 끌어모으고 있는 혁통위의 방향성과는 어긋난다. 전일 혁통위는 옛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문병호ㆍ김영환 전 의원의 합류를 확정했으며 이날 오후 회의에서는 한국노총 주요 간부와 약350개 NGO 단체의 지지동참 선언이 있을 예정이다.
혁통위는 이들을 한 데 모아 31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 후 곧바로 신당창당 준비위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새보수당이 이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통합의 그림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새보수당이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데는 한국당과의 공천 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 위원장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설 이전 불발됐던 회동을 통해 통합 관련 이슈에 대한 담판을 지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보수진영 내에서 통합의 움직임과 별개로 '헤쳐모여'식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은 29일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나라를 망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우파ㆍ보수 통합에 있어서 각자 밥그릇을 챙길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은 지금 누가 우파ㆍ보수의 통합을 이끄는지, 누가 통합을 방해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김문수 전 지사뿐만 아니라 선거연대를 거론한 유 위원장까지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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