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the300]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행동은 빨랐다. 단 이틀 만에 2년 전에 본인이 만든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27일 손학규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28일 손 대표가 사퇴 거부 기자회견을 하자 안 전 위원장은 29일 오전 전격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제(28일) 손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안 전 위원장은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자기 편만 챙기는 진영정치를 실용정치로 바꿔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해 그런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탈당한 안 전 위원장의 다음 수순은 신당 창당이다. 당장 관심은 '안철수계'의 동반 탈당에 쏠린다.
안철수계는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등 7명이다. 이중 지역구 의원은 권은희 의원 한 명 뿐이고 나머지는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다.
그대로 탈당한다면 '안철수 신당'은 의원 수 1명의 미니정당으로서 총선에서 기호 배정도 불리해 독자 생존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안철수계는 일단 당에 '제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제명이 되면 비례대표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삼화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제명 요구와 관련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96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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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을 지키고 있는 '당권파'들은 제명 요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서 손 대표와 안 전 위원장의 동반 2선 퇴진 등 중재안을 내며 노력했던 당권파로서는 나가는 이들에게 의원직 유지라는 혜택을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제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는 김관영·김동철·김성식·박주선·이찬열·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등 9명이다.
현실적으로 안철수계가 온전히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을 떠나기는 어렵다. 결국 신당을 창당한 뒤 보수통합에 참여해 총선을 치르는 방안이 거론된다. 과거 안 전 위원장의 측근이었던 김영환 전 의원, 문병호 전 의원 등이 이날 보수·중도 통합을 논의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합류를 위해 박형준 위원장과 만났다.
당에 남는 당권파는 손 대표의 퇴진을 계속 요구하며 당의 재건을 노릴 전망이다. 당권파 한 의원은 "안 전 위원장의 탈당과 별도로 손 대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손 대표가 물러나면 제3지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으로 빨리 회복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권파 중 호남계 의원 4명(주승용·김동철·박주선·김관영 의원)도 일단 당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주승용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호남계 의원들의 공동 행보를 말했으나 이는 손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언급이라는 분석이다.
당권파들은 손 대표가 사퇴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외부인사들을 영입해 세력 확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과 힘을 합치는 방안도 유력하다.
한편 손 대표는 안 전 위원장의 탈당으로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당내에 자신을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이 채이배 정책위의장의 사퇴에 대해 묻자 "앞으로 당을 정상화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승용 국회부의장 및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의원, 이찬열 의원, 주 부의장, 김동철 의원, 최도자 의원. 2020.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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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 강주헌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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