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인재로 영입한 원 씨가 성폭력·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 피해 호소인을 비롯한 상처 입은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성폭력·데이트 폭력 등 젠더 폭력은 개인의 일탈이나 도덕성 차원을 넘어 인권침해이자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결코 쉽지 않았을 피해자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당과 국회, 정부가 젠더 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2차 피해로 상처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남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은 지난 미투 운동 이후 젠더 폭력 의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임을 강조한다”며 “앞으로 당의 인재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내 젠더폭력상담신고센터를 설치해 전담 인력을 두고 상담, 조사 등 신속하고 철저한 절차를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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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해찬 대표가 ‘미투’ 의혹으로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한 원 씨 관련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사과는 처음이다.
이 대표는 “어제(28일) 당 영입인재 중 한 분이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 끼쳐 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 씨의 ‘미투’ 의혹 관련) 당에서 좀 더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며 “이후에는 사전에 좀 더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사실 관계에 대해서 차후에 더 확인할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 당에서 인재를 영입하면서 좀 더 세심하게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서 우리 국민께 실망과 염려를 끼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제명 등 원 씨에 대한 추가 조치와 관련해 “무엇이라고 지금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누리꾼은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 씨로부터 성폭행, 가스라이팅(Gaslighting·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글과 카카오톡 대화 캡처 사진 등을 올렸다.
이에 원 씨는 그 다음 날인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면서도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원 씨는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라며 “그러나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더구나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다.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재차 사퇴 입장을 밝히며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원 씨는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이남자’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23일에는 영입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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