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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청와대, 우한폐렴보다 반중정서 차단에만 급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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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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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사태를 두고 “여야에 진영 논리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청와대가 우한폐렴 확산 차단보다 반중 정서 차단에 급급한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 청와대가 우한폐렴 명칭이나 고치고 있는데, 거기에 신경 쓸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황 대표는 회의 내내 시종일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우한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정부는 중국의 특정 지역과 민족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권고했다.

황 대표는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자가 삽시간에 50만명을 돌파한 사실을 정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고질적인 중국 눈치 보기에 국민 불신이 더 깊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3월 중국인 유학생의 대거 입국도 지금부터 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고 했다.

중진의원들도 “중국 눈치보기를 그만하라”고 입을 모았다. 김무성 의원은 “국민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중국 눈치를 그만 보고, 검역·방역에 초과잉 대응, 초강력 대응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은 “우한·후베이성 등 감염병 창궐 지역을 직접 또는 경유해 입국한 외국인 입국을 정지하는 검역법 개정안을 오늘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기준 의원은 “가히 현대판 흑사병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 네티즌은 중국 눈치를 보느라 무서워 중국인 입국을 막지 못하고, 우한폐렴을 우한폐렴이라고 말 못한다고 정부를 비꼬았다”고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대만,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 몽골, 북한 등 중국에 인접한 나라는 국경을 폐쇄하거나 강제송환을 하고 있다. 즉각적으로 중국인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중국 관광객을 송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중국인 입국 금지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엔 즉답을 피했다. 황 대표는 회의 후 이 같은 질문을 받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 가장 확실한 대책”이라면서도 “중국인 전원을 입국 금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좀 더 검토가 필요하고 그 검토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만 했다.

한국당이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가 비현실적 조치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재난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편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나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가 전염되던 때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7월 에볼라바이러스가 퍼질 때 “국경 폐쇄, 여행 및 무역 제한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권고하면서, 오히려 입국 제한 시 밀입국이나 밀수 같은 비공식적 국경 이동 증가에 따른 검역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국당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면서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로 손을 씻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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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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