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安 ‘뜬 표’ 전략, 양극화 심화되면 표도 양극화 가능성↑"
"우리공화당, 상대 낙인찍으며 순수성 강조하는 그룹"
"黃·劉만 통합, 도로 새누리당 가는 것…효과·의미 반감"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면, 문재인 대통령도 크게 법치를 훼손하는 게 아니면 박근혜 전 대통령 형 집행정지를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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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데일리 김성곤 정치부장 정리=박경훈 기자] 중도·보수 통합이라는 중책을 맡은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최근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쓸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혁통위는 지난 14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통합 논의를 절반가량 달려왔다. 박 위원장은 “국민에게 새로움을 주는 보수통합에 성공하면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박 위원장은 특히 사실상 바른미래당과 결별을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명분에 집착하면 전략이 안 나온다”며 “DJ·YS·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울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에게 2월 중순 정도면 (통합의) 기회가 오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일문일답.
-혁통위원장은 잘해도 본전, 못 하면 욕만 먹는 자리다. 수락 이유가 뭔가.
△솔직히 저도 이걸 왜 맡았는지 모르겠다(웃음). 적어도 우리 국민 가운데 보수·중도 쪽에 있는 지식인·전문가들도 그렇고 다수 국민들은 지난 3년 문재인 정부 국정에 대해서 굉장히 분노가 찬 상태다. 저도 그 사람 중 하나다. 제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궤도로 가지 않는 국정을 바로 잡는 대안세력을 만들어야겠다는 순수한 대의서 시작한 거다.
-혁통위원장을 맡은 게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건가.
△원래 제가 하려는 게 아니라 비정치권에 있는 신망 있는분을 모시려 했다. 처음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치판 내부를 보니 도저히 감당이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해 최종적으로 거절을 했다. 이후 새로운보수당 측에서 먼저 저를 추천했고 통합을 실제로 추진했던 입장에서 한 번 해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새보수당 측에서는 ‘사퇴하라’는 주장까지 나왔었다.
△새보수당 사람들 속에서도 충분히 의견 조율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 또 새보수당 입장에서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일종의 ‘기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도 강했던 거 같다. 지금은 오해가 많이 해소됐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러브콜이 정치적 수사인가, 실현성은 있다고 보나.
△안 전 대표가 주창하는 뜻도 좋다. 새정치도 필요하다. 다만 안철수의 정치 실패는 전략의 실패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난 대선 때 안 전 대표에게 기회가 있었다고 본다. 여론조사상 치고 올라갔을 때 1대 1 구도를 만들었어야 한다. 호남을 가는 게 아니라 갈 곳 없는 보수층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면 사실상 후보단일화가 가능했다. 물론 이겼는지, 졌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져도 아깝게 졌을 것이기 때문에 야권의 유력한 정치 지도자로 살아 있었을 거다. 전략적 선택을 안 한 거다.
연장선상에서 독자신당은 절대 성공 못 한다고 본다. 양극화가 심화됐지만 안 전 대표는 호남 기반을 잃었다. 한국 정치에서는 기본 지지층이 지역과 이념 두 가지로 이뤄진다. 안 전 대표는 지역에서 기반이 없고, 보수·진보 중간의 ‘뜬 표’를 가지겠다는 건 데,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 그 표들도 양극화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국면은 제3세력을 원하는 게 시기가 아니다. 거대 양당이 생존과 심판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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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는 귀국 후 ‘보수통합은 관심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통합 혹은 연대의 길을 걷는다고 보는 건가.
△그게(통합이) 합리적 선택이다. 저는 안한테 ‘YS한테, DJ한테 배워라,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배워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명분에 너무 집착하면 전략이 안 나온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이기지 못하면 명분은 하나의 신기루가 될 뿐이다.
안 전 대표가 독자신당으로 이길 수 있겠나. 현 선거제는 단순 다수대표제다. 안 전 대표는 지역·이념이 약하다. 양쪽의 샌드위치 공격만 받는다. 그건 이기는 전략이 아니다. 안 전 대표는 비호감도가 가장 높다. 과거처럼 바람을 일으킬 수 없다. 가지고 있는 것은 중도·젊은·미래라는 상징성이다. 결국 전략 선택이 중요한데 이를 무시하는 거다. 그러려면 정치를 안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순간에 다다르면 안 전 대표가 전략 선택을 고민할 기회가 올 거다. 저는 2월 중순 정도면 그 기회가 오리라 본다.
-진정한 보수통합이 이뤄지려면 우리공화당도 들어와야 하나.
△일단 우리공화당을 크게 보지 않는다. 저는 서로 싸우면서 닮는다는 생각 든다. 과거 광장 투쟁세력은 좌파 전유물이었다. 투쟁을 하다 보면 원칙주의자 생긴다. 신경이 날카로워지니 분열이 일어난다.
마치 좌파 진영에서 분열로 상대를 낙인찍고, 상대를 비판하고, 자신이 가진 생각이 유일하게 옳은 생각이라 하는 경향이 일종의 정치문화가 된다. 그런 경향과 문화가 우파진영에도 자리 잡았다. 마치 자신의 원칙이 아주 거룩한 것처럼 하며 자신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그룹이 나오는 데 그 중 하나가 우리공화당이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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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형 집행정지·가석방) 얘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보수 진영에서 보면 정부여당이 석방카드를 통해 판을 흔들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이다. 전직 대통령에게 일부 뇌물죄를 걸었지만 본인이 받은 뇌물이 아니다. 본질을 보면 대부분 직권 남용이다. 그걸 보면 이 정권도 혐의를 걸기 시작하면 벗어나기 힘들다 생각한다.
탄핵 평가 여부와 관계없이 전직 대통령을 3년씩 교도소에 묶는 것이 우리 국민 기본정서에 부합하는 건가. 국민이 원하면, 문 대통령도 크게 법치를 훼손하는 게 아니면 형 집행정지를 들어줘야 한다.
-보수통합에서 지도체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도체제에 관해서는 한 번도 혁통위에서 말하지 않았다. 창당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면 거기서 결론을 내야 할 거다. 우리는 ‘총선 이전에는 선거대책위원회, 총선 이후 정식 전당대회를 해서 공식 지도부를 꾸린다’는 원칙만 제시했다. 단, ‘황교안-유승민 통합’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가는 거다. 효과도 없고 의미도 반감된다. 훨씬 넓은 세대가 함께 하며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21대 총선 보수세력의 의석수를 어떻게 예상하나.
△어려운 문제다. 지난 지방선거를 보면 이번 총선에서 보수의 기반이 무너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통합이 실패하고 기존 자유한국당 이미지로 간다면 120석 이하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에 성공하고 국민에게 후련함을 주면서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을 공천하고, 정권심판 이슈를 유지한다면 과반까지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평화 이슈가 발생한다면 지난 지방선거처럼 큰 영향을 미칠까.
△북한 입장에서는 보수 정당이 득세하는 게 도움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다.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영향을 주려 할 거다. 그런데 그 영향은 지방선거 직전보다는 많이 감소할 거다.
박 위원장은…
△1960년 부산 출생 △고려대 사회학 학·석·박사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 대통령 사회특보 △국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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