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입지 상실 ‘위기 의식’
안, 당 의원들과 오찬회동
“손 대표 이해하기 어렵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왼쪽 사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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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73)가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지도부를 개편하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8)의 제안을 거절했다.
손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의 지도부 개편 요구를 “그간 유승민계 의원들이나 안철수계 의원들이 나를 내쫓으려 한 이야기와 같다”며 거부했다. 그는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받거나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제안도 당권투쟁의 일환일 뿐이라며 거절했다. 손 대표 측은 안 전 대표의 보수통합 참여 가능성을 거부 이유로 꼽았다.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참여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지 않고, 이를 강조하는 안철수계 의원들에 대한 ‘선 긋기’도 없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의 태도에 대한 반감이 사퇴 거부에 영향을 미친 듯하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일주일이 되도록 연락도 하지 않다가 개선장군처럼 일방적으로 사퇴를 요구해와 폭발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회사의 오너가 CEO에게 해고를 통보하듯 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내 입지 상실 위기감도 배어 있다. 손 대표 측은 안 전 대표가 복귀 후에도 함께 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첫 회동 분위기는 달랐다. 손 대표는 “내가 기대한 것은 당 미래를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었다”며 “퇴진을 얘기하고 비대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고 하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제3지대 정당을 둔 주도권 다툼 성격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손 대표로선 ‘안철수 효과’가 예전 같지 않은데 주도권을 다 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호남계 의원들이 사퇴 거부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으나 이들 또한 보수통합 가능성을 품은 안철수 신당과 함께하기는 쉽지 않다. 당 관계자는 “향후 외부세력들과의 통합이 본격화되면 호남계 의원들도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자 “당이 위기상황이라 초심으로 돌아가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을 왜 당 대표께서 회피하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 내일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채이배 정책위의장은 양측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당직을 사퇴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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