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 |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와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발령일인 다음 달 3일 전까지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놓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 여부가 울산 사건 연루자들에 대한 기소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이 설 연휴 직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거부했던 만큼 이번 사안에서도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윤석열 "울산 사건 제일 잘 아는 수사팀 있을 때 처리"
28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는 울산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이 소환에 불응해 수사가 완결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수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일부 피의자들은 기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석열 총장 역시 울산 사건을 제일 잘 아는 수사팀이 남아 있을 때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놓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 대상으로는 소환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진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이 거론된다.
수사팀은 다음 달 3일 중간 간부 교체 전 기소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설 연휴 직전인 23일 발표한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급) 인사에서 수사 실무자 일부는 남겼지만, 핵심 수사 라인 대부분을 교체했기 때문이다. 이 인사에서 울산 사건 등을 다뤘던 중앙지검의 차장검사 4명과 대검찰청의 핵심 참모가 모두 물갈이 됐다. 울산 사건 수사를 맡아 교체가 유력시됐던 김태은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유임됐다.
![]() |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20일 송철호 울산시장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br〉 검찰은 송 시장을 상대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공공병원 건립사업 등 자신의 핵심 공약이 마련되는 과정과 청와대 등 여권의 지원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
━
이성윤, 이번에도 수사팀 기소 판단 뭉갤까
변수는 이성윤 지검장의 결재 여부다. 이 지검장은 설 연휴 직전 최강욱 비서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하라는 윤석열 총장의 지시를 세 차례 거부했다. 이 지검장은 결국 결재하지 않았다. 이에 이 지검장 바로 아래 송경호 3차장이 윤 총장의 지시에 따라 전결로 최 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지검장이 다시 한번 수사팀의 결재 요청을 뭉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윤 총장과 2차 충돌이 예상된다.
검찰 내부의 한 관계자는 "수사팀이 일부라도 기소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면서도 "이번 주 초 이 지검장의 판단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임 전 비서실장 등 울산 사건의 핵심 피의자들의 소환 조사가 계속 무산되고 있는데다 중간 간부까지 교체되면서 수사가 잠정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러한 방안도 아예 배제하고 있진 않지만, 당장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
울산 수사, 핵심 피의자 소환 조사만 남았다
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말 울산지검으로부터 황운하 전 청장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 관련 기록을 넘겨 받은 이후 울산 사건에 두 달여간 수사에 집중해왔다. 검찰은 수사 초기 황 전 청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첩보를 입수해 표적 수사를 개시했는지를 수사했고, 이후 청와대와 정부 부처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수사팀은 인사 교체를 예상하고 수사에 스퍼트를 올렸다. 이 달에만 울산 사건과 연루된 울산시청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0일에는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의 최대 수혜자인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첫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 이광철 민정비서관, 황 전 청장 등에 소환을 통보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 |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9일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설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발전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균형발전위 [뉴스1] |
━
황운하 "검찰 인사 바로 다음 날 출석"
![]() |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31일 대전 지방경찰청 김용원홀에서 열린 제14대 대전지방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
울산 사건 핵심 피의자들은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조사를 받더라도 추미애 장관이 뽑은 중간 간부들이 배치되는 다음 달 3일 이후 출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전 청장은 27일 페이스북에 "2월 4일 이후 검찰의 요청에 맞추어 출석하겠다고 통지했다"며 "하루라도 빨리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전 일정 관계로 부득이 그렇게 일정을 잡았다"고 적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뉴스1]](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28/8d75a4e2fb0e41d59360cf56f182844f.jpg)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20일 송철호 울산시장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br〉 검찰은 송 시장을 상대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공공병원 건립사업 등 자신의 핵심 공약이 마련되는 과정과 청와대 등 여권의 지원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28/34215c5289c8461abe3bb60039460fd0.jpg)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9일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설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발전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국가균형발전위 [뉴스1]](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28/201405a11076460091a111499d068dde.jpg)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31일 대전 지방경찰청 김용원홀에서 열린 제14대 대전지방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1/28/6a76cabe6d2c4854a2adc8eb5bcd24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