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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형예술의 역사적 문법·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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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적 생활양식을 넘어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조형예술의 역사적 문법 = 알로이스 리글 지음. 정유경 옮김.

오스트리아 출신 미술사학자이자 문화재 전문가인 알로이스 리글(1858∼1905)이 발표하지 않은 원고를 묶어 펴낸 단행본.

그가 다룬 조형예술은 회화·조각·건축·공예를 아우르는 용어로,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을 두루 지칭한다. 그는 특정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의지가 있다면, 시대마다 조형예술의 독특한 문법도 존재한다고 봤다.

이러한 생각은 미술사가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고, 모든 시기 예술작품이 고유하고 대등한 예술의지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견해로 나아갔다.

저자는 서양미술 역사를 자연을 미화하는 시기, 자연을 정신화하는 시기, 예술 자체를 위해 자연과 경쟁하는 시기로 분류한다. 이는 각각 고대·중세·근대에 해당한다. 예술 목적은 고대에 사용, 중세에 종교적 표상, 근대는 장식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역자인 정유경 박사는 해제에 "리글의 이론에는 모순되는 다양한 요소들이 공존하지만, 20세기 후반에 발터 벤야민이 소외된 역사적 시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해석한 리글의 방법론을 높이 평가하면서 재조명됐다"고 적었다.

갈무리. 464쪽. 2만5천원.

연합뉴스


▲ 득음 = 배일동 지음.

전통 음악인 판소리 이론을 훈민정음과 음양오행 원리로 분석했다. 소리꾼인 저자는 머리말에서 장단이 무엇인지, 호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발성 이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안내서가 없어서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궁벽한 산속에서 7년간 발성 수련을 했다는 저자는 음양오행과 기(氣), 도(道) 같은 철학적 개념을 공부해야 소리 원리를 깨치고, 우주 섭리도 엿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터득한 '숨을 당겨야 소리가 튕겨 나간다', '물이 깊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다', '장단은 시공의 흐름이다' 같은 문구로 판소리 창법을 설명한다.

또 서양 성악은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우세해 밝고 웅장한 원심력 발성을 쓰지만, 판소리는 안으로 잡아당기는 소리가 강해 음이 다소 어두워도 선율이 감성적인 구심력 발성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리를 잘하려면 풍부한 문학적 소양과 지식을 갖추고 격물치지(格物致知)를 하며 여행과 사회적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대의창. 552쪽. 3만원.

연합뉴스


▲ = 울리히 브란트·마르쿠스 비센 지음. 이신철 옮김.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회과학자인 저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제국적 생활양식' 극복을 제안한다. 제국적 생활양식은 국경을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노동력과 자연자원에 접근해 물질을 생산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일례가 선진국 주민을 위해 에콰도르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고 양식하는 새우다.

이들은 제국적 생활양식을 몰아내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착취에 제동을 걸 '연대적 생활양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코리브르. 280쪽. 1만8천원.

연합뉴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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