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재신임’ 거론 기싸움
손 “유승민과 다를 게 없어”…제안에 거부감 ‘진통’ 예고
안, 이견 땐 독자행보 가능성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 당 재건 방향 등 현안을 논의하던 도중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손을 잡으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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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58)가 27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73)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손학규 사퇴→안철수 비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에 즉답을 피하는 등 거부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안 전 대표가 정계복귀 8일 만에 손 대표와 만났지만 지도체제 문제부터 이견을 보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을 둘러싼 기싸움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이 의견 차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안 전 대표의 독자 행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와 국회 당 대표실에서 1시간가량 만난 뒤 “(안 전 대표에게) 향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물었더니 ‘지도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안 전 대표는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말했고 자기한테 맡기면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비대위 구성과 함께 전 당원 대상 투표 등 당 대표 ‘재신임’ 방안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가 당에 복귀하면 손 대표 스스로 ‘전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만큼 거취 문제부터 짚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28일 당 의원들과 모임이 있는데 손 대표가 그전까지 고민해보시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는 안 전 대표 요구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얘기하는 것은 유승민 의원이 말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며 “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보수통합과 대선용 거점 정당으로 만들지 모른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 합류 여부에 대해 “(보수통합에 대해) 100번 정도 질문을 받은 것 같다”며 “같은 이야기를 더 이상 할 생각이 없다. 4년 전에도 수백번 질문받은 게 야권 통합하지 않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말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합류 조건으로 손 대표와 당 소속 의원들이 ‘안철수 가치’에 함께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양극단의 대결정치를 끝내고 다당제 합의제로, 연합정치로 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당 정체성은 중도개혁·실용정당이 되어야 하고,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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