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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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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손학규에 2선후퇴 최후통첩…"비대위원장 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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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the300](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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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2020.01.27. 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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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지도체제 개편을 요구했다. 당 재건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대위원장은 안 전 위원장이 직접 맡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꽃다발' 안기고…훈훈했던 첫 만남

안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 위치한 바른미래당 대표실에서 손 대표를 찾았다. 귀국 후 8일 만이다.

손 대표와 안 전 위원장의 첫 만남은 훈훈하게 진행됐다. 서로 새해 인사를 나누고 손 대표가 안 전 위원장에게 꽃다발도 건넸다.

손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안 전 위원장이 공항에서 한 말과 현충원·광주 5·18 묘역에서 한 것 그밖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했던 말을 잘 들었다"며 "안 전 위원장이 강조해온 '실용중도정당'은 바른미래당과 손학규가 지향해오고 실천해온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통합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해주셔서 안심도 되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는 세대 교체가 커다란 물결이 될 것"이라며 "20대 국회처럼 식물 국회와 동물 국회에서 벗어나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는 정치를 만들자. 그것을 위해서는 미래세대가 정치 주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참신하고 정직하고 올바르게 정치를 세우기 위해서는 안 전 대표가 전방에 서 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귀국해서 정신없이 다니시다가 본가인 바른미래당에 인사를 오셨는데 감사드리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전 위원장은 "귀국 전부터 미리 예정된 일정을 치르고 당에 인사를 하러 왔다"며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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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회동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0.01.27. kkssmm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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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비공개 회동서 손 대표 퇴진 요구…"비대위원장 맡겠다"


그러나 이어진 비공개 회동 후에는 두 대표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 전 위원장은 손 대표에게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 사실상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안 전 위원장은 손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내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모임이 있는데 그전까지 고민은 해보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전 위원장은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머지는 손 대표님께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며 자리를 떠났다.

손 대표는 안 전 위원장이 떠난 지 약 10분이 지난 후 집무실에서 나와 "그동안 당이 겪은 어려움과 제가 겪은 어려움, 지금 탈당해 나간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등 당 사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안 전 위원장 측근을 자임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했더니 (안 전 위원장이) 지도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 대안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했다"며 "(제가) 비대위 구성을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고 했더니 자기(안 전 위원장)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함께 바른미래당 공동창업주인 안 전 위원장이 사실상 대표직을 요구한 것이다. 안 전 위원장 본인이 직접 비대위원장을 맡아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중도실용정당을 재창당하겠다는 의지를 손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안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선임 권한을 달라고 한 것인지 비대위원장을 안 전 위원장이 맡겠다고 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안 위원장이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전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까지 손 대표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비대위 구성과 전당원 투표를 지난 대선 때 당에서 한 게 있던 모양이다. 저는 알지 못하는데 그런 것도 할 수 있고 재신임 여부도 물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안 전 위원장의 비대위 구성 제안에 대해 손 대표는 "검토해보겠다"면서도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 대표는 "안 전 위원장이 얘기하는 것이 유승민계가 얘기하는 것과 다른 게 거의 없었다"며 "왜 지도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왜 자기가 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모두발언에서 "안 전 위원장이 강조해온 '실용중도정당'은 바른미래당과 손학규가 지향해오고 실천해온 것과 같다"던 발언과도 배치되는 말이다.

안 전 위원장은 손 대표에게 28일 예정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단 모임 전까지 답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위원장은 28일 당 내 의원들과 오찬을 한다. 안 전 위원장은 그동안 당 운영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총선대응과 당 재건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만약 손 대표가 비대위 구성 제안을 받아 들일 경우 안 전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신당창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당의 간판을 바꿔달겠다는 얘기다.

반면 손 대표가 비대위 구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안 전 위원장이 바른미래당을 떠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을 기반으로 재창당하는 게 1차 목표"라면서도 "만약 손 대표가 지도부 변경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바른미래당을 떠나 창당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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