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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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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알못 가이드]대선 2년 남았지만…돌아온 마크맨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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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안철수, 최근 취재진 단체SNS 개설

일명 '마크맨 방'이라 불리며 일정 등 공지

보통은 대선·전당대회 후보 캠프 측 운영

與, 李 복귀부터 "지지율 1위" 마크맨 언급

李·安, 대선 앞두고도 마크맨 있을지 주목

이데일리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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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는 특유의 문화, 제도가 존재합니다. 정치 기사에도 어렵고 난해한 정치권 고유의 용어들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분량 제한 때문에, 때론 당연히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설명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치를 알지 못하는 독자’도 쉽게 관련 기사를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정알못 가이드’를 연재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일정 단톡방 개설했습니다.’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 측이 22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출입 기자들 일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21대 총선 공동상임 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 출마를 제안한 사실이 공개된 직후 시점이기도 합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 역시 귀국 직전 비슷한 용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을 개설하고 기자들을 초대했습니다. 취재진들은 이를 일명 ‘마크맨 방’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마크맨은 유력 정치인을 지근 거리에서 전담 취재하는 기자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보통은 대선국면에서 각 당 주요주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으면서 많이 언급됩니다.

하지만 이 전 총리와 안 전 대표라는 여야의 차기 후보군이 총선 직전 등판하면서 대선을 2년이나 앞둔 시점에 다시 마크맨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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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절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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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맨, 이슈 파급력 있는 정치인 방증

마크맨이 붙는다는 것은 그만큼 이슈 파급력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방증입니다. 소위 기사 ‘거리’가 될 소재들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개별적으로 자신이 담당하는 주요정당이나 정파가 있습니다. 민주당을 출입하면서 진보적인 여권을 담당하거나 자유한국당을 출입하면서 보수적인 야권을 취재하는 식입니다.

그중에서도 특정 인물 전담을 한다는 건 개인에게 그만큼 시간과 취재력을 집중한다는 의미입니다. 대선 경선이 시작될 시점쯤에 마크맨 제도가 활성화되는 게 일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전 예시로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 이후 형성된 2017년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의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 간 경선 3파전 양상이 전개되면서 당 출입기자들은 각 후보를 담당하는 마크맨들로 나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하고 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에는 안희정·이재명 후보를 담당하던 마크맨들이 자연스럽게 문재인 캠프 담당으로 흡수·통합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각 캠프가 만드는 게 앞서 언급한 ‘마크맨 방’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 2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당 대표 후보 측이 이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당의 공식 공보라인은 대선 경선이나 전당대회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물론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있지만 공개적으로 특정인에 유·불리한 일방적인 행동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캠프가 기자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만드는 게 ‘마크맨 방’입니다. 캠프에서는 일정 공지나 보도자료 등을 한 번에 배포할 수 있고 기자들도 후보 측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으니 양측의 수요가 맞아떨어져 생긴 문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당 정치인의 일정이나 동선을 알아야 기자들도 현장으로 갈 수 있고, 캠프 측 역시 언론의 이목을 끌 수 있으니 말입니다.

◇현중원 참배·종교계 면담 등 대권급 행보

그렇다고 마크맨이 아무 정치인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최소한의 미래 권력 가능성과 영향력은 필수 불가결합니다.

대선이나 전당대회에서도 당선이 유력한 후보에게는 전담 마크맨이 붙지만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이들은 필요할 때만 선별적으로 취재를 합니다.

이 전 총리가 총리직을 퇴임하고 당의 상임고문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던 15일 기자와 통화한 여권 관계자는 이런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전 총리 마크맨하는 것이냐. 여권에서 지지율도 1위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얘기했던 게 기억납니다.

우스갯소리가 오가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당연히 이 전 총리를 별도로 취재할 인력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안 전 대표도 2018년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행보를 재개하면서 분열된 야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전 총리와 안 전 대표의 행보만 봐도 여느 대선주자 일정과 비슷한 동선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전 총리는 당 복귀 뒤 종교계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안 전 대표는 귀국 직후 전직 대통령 묘역 등을 참배했습니다.

전당대회나 대선 후보 경선 승리 이후에 보이는 행보와 비슷합니다.

당분간은 이 전 총리와 안 전 대표 측의 ‘마크맨 방’ 운영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는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지만 민주당은 아직 당 차원에서 이 전 총리 일정 지원을 어떻게 할지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안 전 대표 역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관계 정리 문제 등이 해결될 때까지 특정 정당을 대표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마크맨 운영은 각 진영이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를 벌이는 대선 국면과 비교하면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고 느슨한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두 정치인의 마크맨이 계속 있을지 여부가 지켜볼 만한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 전 총리는 종로 지역 당선과 민주당의 총선 승리 견인차 역할이, 안 전 대표는 20대 총선 당시의 국민의당 돌풍 재연이 당면 과제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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