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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끄는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팀이 시즌이 끝난 뒤 다음 시즌 개막 전까지 팀을 재정비하는 과정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프로야구단은 경기가 없는 겨울 동안 전력 보강을 위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고, 기존 선수들과 연봉을 협상한다. 4월 초 시즌 개막까지(올해 한국프로야구는 3월28일 개막) 팀 전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 한정된 자원으로 최적의 팀을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구단이 선수와 ‘난로’(Stove)를 사이에 두고 연봉 협상을 하고, 팬들도 난롯가에 둘러앉아 구단과 선수 소식에 입씨름을 벌인다고 해서 ‘스토브리그’(Stove League)라는 이름이 붙었다.
국회의원선거가 있는 해 겨울, 정당과 유권자의 모습도 스토브리그를 방불케 한다. 정당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기존에 보유한 전력을 재정비하며 4월에 치르는 선거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바삐 움직인다. 유권자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자신이 가진 표를 어디에 던져야 할지 고민하고 주변과 입씨름을 벌이기도 한다.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와 정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달라진 선거 규칙으로 새로운 고민을 하게 됐다. 유권자가 자신이 가진 2표(지역구 후보 투표 1표·비례대표 정당 투표 1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전과 달리 국회 구성이 달라지고, 정치 지형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정당이 경쟁할 ‘리그1’(지역구 253석·비례대표 17석)과 상대적으로 작은 소수정당이 경쟁할 ‘리그2’(비례대표 30석·연동형 비례대표제 적용)는 유권자가 던지는 2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거대정당과 군소정당은 각각 자신의 전력을 바탕으로 유권자 선택을 예상하며 선거 전략을 짜고 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변화는 국민의 삶을 좌우한다. 달라진 선거제도로 유권자와 정당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내게 됐다. 2표의 가치를, 2표의 ‘가성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이건 순전히 개인적 관심에서 비롯된 제안인데요. 저는 이번 총선에서는 더 마음껏 전략 투표를 하려고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투표 전략과 그 이유를 취재해서 보여주시면 재미있게 읽을 것 같은데….”
류이근 <한겨레21> 편집장이 ‘독자편집위원회3.0’(독편3.0) 단체대화방에 선거법 개정(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독자 조배원씨가 올린 의견입니다. ‘같은 유권자’끼리의 이심전심일까요. 달라진 선거 규칙에 따라 선거 구도는 어떻게 형성될지, 정당 간 이해는 어떻게 엇갈릴지 ‘기자로서’ 취재하다가 ‘유권자로서’ 저도 하나의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거든요. ‘2표를 어떻게 조합해야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지?’
‘저평가 우량주’ 정당 ‘기대수익률’ 커져
선거법이 사표를 줄이고 다양한 세력에 국회 문턱을 낮추겠다는 애초 정신보다 후퇴한 건 사실입니다. 유권자가 던진 표가 정당과 후보에게 어떻게 환산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어렵다는 시각도 많습니다. 하지만 바뀐 제도를 잘 살펴보면, 이전 선거처럼 유권자가 지역구 1표와 비례대표 정당투표 1표를 잘 활용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단 이번 선거는 정당투표 1표의 ‘값어치’가 커졌다는 게 다릅니다. 2표를 각기 다른 정당에 던지는 ‘분할투표’(split-ticket voting)가 이전 선거보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인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2004년) 이후 총선에서 분할투표 비율을 분석한 정치학 논문을 찾아보면 평균 20%대(최저 16%, 최대 36%) 분할투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4월15일까지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 등의 보수 통합 논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 복귀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그럴수록 유권자는 투표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우리 목소리’를 대변할 국회를 재구성하는 것은 우리 삶을 재구성하는 것과 연결되니까요. 평범한 유권자들끼리 ‘내 표의 가성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볼까요.
우선 정당투표 1표의 가치가, 분할투표의 중요성이 이전 선거와 어떻게 다른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21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규칙을 이해하기 쉽게 편의상 ‘1부리그’와 ‘2부리그’로 나눠볼게요.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17석’인 1부리그는 기존 선거의 규칙이 적용됩니다. 지역구는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고, 비례대표 17석은 각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나눠 가집니다. 연동률 50%가 적용된 비례대표 30석을 나눠 가지는 2부리그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두 정당이 빠진 채 정의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군소정당 사이의 경쟁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바뀐 선거제도에선, 지역구 당선자로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확보한 거대정당은 2부리그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대신 정당투표 3% 이상 득표한 정당 가운데 득표율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정당을 참여시켜 의석을 배분합니다. 사표를 줄이겠다는 취지죠.
예를 들어 지역구 당선으로 2석을 확보하고 10% 정당득표율을 올린 정당은, 30석(300석×10%)에서 지역구 2석을 빼고(28석) 연동률 50%를 적용받아 14석(28석×50%, 무소속 당선자가 없다고 가정)을 확보합니다. 총 16석(지역구 2석+연동형 14석)을 확보하는 것인데, 지난 선거였다면 똑같은 득표를 하고도 6~7석(2석+(47석×10%))에 머물렀을 겁니다. 즉 거대정당에 던진 정당투표 1표는 영향력이 작지만 군소정당에 던진 1표는 2부리그에서 3, 4당의 의석수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또 정책·세대 대표가 뚜렷한 소수정당을 국회로 들여보낼 수도 있습니다. 군소정당에 투자하는 1표의 가성비가 올라간 것입니다. 애초 선거법 원안대로 2부리그가 75석 규모로 결정됐다면 거대정당이 아닌 ‘저평가 우량주’ 정당에 표를 던지는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더 커졌을 겁니다.
물론 2부리그에 3% 이상 득표율을 올린 정당이 많을수록 (30석 안에서 의석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각 당의 연동형 의석수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국당이 위성정당인 이른바 ‘비례자유한국당’을 창당하려는 것에 다른 정당이 ‘꼼수’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1부리그에서 의석을 확보하고 2부리그까지 참여해 의석을 더 가져가겠다는 거니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월13일 “‘비례○○당’은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 제41조(유사명칭 등의 사용 금지) 제3항에 위반된다”며 ‘비례자유한국당’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한국당은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위성정당 창당은 계속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제 이번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 마음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한겨레21>이 만난 이들은 각자 자신의 정치적 색깔에 따라 2표를 어떻게 던질지 고민 중이었습니다. 유권자마다 다양한 투표 행태를 보이지만, 역대 선거와 여론조사에서 많이 드러나는 투표 성향으로 분류해봤습니다.
① 일관투표: 같은 정당에 2표 모두
대다수 유권자는 서로 다른 정당에 표를 나누는 분할투표보다 같은 정당에 2표를 모두 던지는 ‘일관투표’ 성향을 보입니다. 정치학자들은 보통 연령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일수록 일관투표 성향을 보인다고 추정합니다. 경기도에 사는 보수 성향의 방아무개(65)씨는 2표 모두 자유한국당에 던질 생각입니다. 한국당의 위성정당에 대해서도 “선거법 자체가 꼼수니 어쩔 수 없다. 위성정당이 생긴다면 찍을 생각이다”라고 말합니다. “4+1만을 봐도 청와대가 국회까지 장악해서 다 해먹으려고 한다. 한국당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며 정권 심판론에 방점을 찍습니다. 각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방씨와 비슷한 생각이 드러납니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의 위성정당에 대해 대부분 정당 지지자들이 “의석수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고 답했지만 한국당 지지자 71.1%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답합니다.
민주당에 표를 몰아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도 많습니다. 수도권에 사는 이아무개(70)씨는 “자유한국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며 민주당에 표를 몰아줄 생각입니다. 김아무개(27)씨도 “2016년 촛불집회에 친구들과 나갔다. 현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려면 장기적으로 지켜봐줘야 할 것 같다. 그 뒤에 성과를 심판해도 된다. 두 표를 몰아줄 생각이다”라며 ‘정부 안정론’에 방점을 찍습니다.
두 거대정당 지지자들이 지금 생각대로 총선에서 투표할 경우 (신년 여론조사 지지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민주당에 비례대표 5~6석을, 한국당에 3~4석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변경 전 선거제도를 적용했을 때보다 3분의 2가량 줄어든 의석수입니다. 수치만 따지면 두 거대정당에 던진 정당투표는 그만큼 ‘사표’가 될 수 있습니다.
② 분할투표1: 진보 성향 거대정당과 진보 성향 군소정당에 1표씩
정치학자들은 젊을수록(50대 이하), 보수 성향에서 진보 성향으로 갈수록 분할투표 가능성이 커진다고 추정합니다. 또 자신의 지지 정당과 이념적 거리가 가까운 정당에 분할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실제로 17대 총선 이후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자 중 일부는 지역구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1표를 찍고, 정당투표는 진보 계열 군소정당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진보 계열 군소정당 지지자 대부분은 지역구에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계열 후보에, 정당투표에선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합니다.
17대 총선에서 8석(비례대표)을 얻어 진보정당으로는 처음으로 원내에 진입한 민주노동당의 경우 지역구 후보 득표율은 4.3%에 그쳤지만 정당투표에서 3배인 13.03%를 얻었습니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지지에 대한 분석’(강원택, 2004) 논문은 “17대 총선에서 처음 실시한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방식으로 적지 않은 수의 유권자들이 분할투표를 했으며 민노당이 가장 큰 수혜자다”라고 분석합니다.
독편3.0에 참여하는 정회빈(31)씨는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으로 정의당을 지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선거가 박빙일 경우에는 사표가 되는 걸 막고자 지역구는 민주당에 투표하고 비례대표는 정의당을 찍어왔다. 민주당이 확실히 이기거나 질 것 같은 선거에 소신투표를 했다”며 이번에도 이전과 비슷하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씨는 정치학자들의 분류에 따르면 ‘사표 방지 전략적 분할투표자’에 해당합니다.
역시 독편3.0으로 의견을 밝혀주신 송영석(34)씨는 이전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에 대부분 2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탄핵 뒤에도 반성이 없는 한국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지역구 민주당-비례대표 정의당’ 조합에 마음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정의당 득표율이 올라가야 한국당의 위성정당 꼼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4+1에서 보듯이 정의당의 힘이 커져야 국회 안에서 (여당과의) 협치가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습니다. 정치학자들이 구분하는 ‘연합 보장 전략적 분할투표자’(지지 정당과 이념적 거리가 가깝고 다당제에서 연합이 가능할 것 같은 소수정당에 투표)에 해당합니다.
두 사람의 생각은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에 대한 지역구 투표 의향은 5% 안팎이지만 비례대표 투표 의향은 14~15%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25.7%가 ‘지역구 민주당-비례대표 정의당’으로 분할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민주당 한 당직자도 “내부 비공개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이번에 분할투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호남 의원들이 주축인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선명한 정책과 이념을 내세우는 민중당·녹색당 등에도 분할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데 여러 신년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3% 이상’이라는 자격을 획득한 정당은 없습니다.
②유형의 분할투표자들이 던진 표는 정의당 의석수를 현재 6석보다 2~3배 늘릴 수 있는 힘을 가집니다. 단 한국당 위성정당, 중도·보수 정당이 앞다투어 2부리그에 뛰어들어 경쟁하면 그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③ 분할투표2: 거대정당과 중도·보수 성향 군소정당에 1표씩
역대 선거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도 분할투표를 해왔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가 13.18%(8석), 자유선진당이 6.84%(4석)의 정당득표율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죠. 두 당 모두 정책·이념보다 이해관계에 기반한 정당이지만 당시 한나라당 유권자 일부가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1월16일 현재 정당 구성으로 봤을 때 이번 선거는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에게도 선택지가 다양합니다. ‘가장 오른쪽’ 우리공화당에서 왼쪽으로 가면서 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이 자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를 노리며 총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송민석(20)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을 겪은 뒤 “여권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심판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자유한국당에는 “반성도 없고 수시로 막말 논란이 터져나온다”며 역시 경고해야겠다는 마음이고요. 그는 “지역구에 중도·보수 후보가 여럿 나올 것 같다. 이길 수 있는 야권 후보에게 1표, 비례대표는 청년을 위한 세력으로 보이는 새로운보수당이나 바른미래당을 생각하고 있다. 30석 안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송씨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의 여론이 눈에 띄게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 돌풍’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민의당 정당투표율은 26.74%로, 한국당(33.50%), 민주당(25.54%)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38석으로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섰습니다. 한국방송(KBS)이 당시 출구조사를 토대로 분할투표 경향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지역구 투표자의 20.8%가, 새누리당 지역구 투표자의 12.9%가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러한 분할투표 흐름은 거대정당에 실망한 중도·무당층 유권자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러 신년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은 20% 안팎으로 잡힙니다. 지역구에서는 당선권 후보를 찍지만 정당투표에서는 ‘3당 역할’을 할 중도·보수 정당에 표를 던지는 흐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③유형 분할투표자들의 표는 중도·보수 정당을 제3당으로 만들 힘이 있습니다. 물론 보수 통합 논의, ‘안철수 정당’ 창당 여부가 중요한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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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소신투표: 국회 밖 소수정당 위주로 투표
홍아무개(41)씨는 “기존 정치권에서 희망이 잘 안 보인다. 이전 선거에서 진보적 가치를 뚜렷하게 내세운 녹색당 등에 투표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하게 투표할 생각입니다. 1인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에선 14개 정당(16대 총선 8개 정당)이 등장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정당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연동형 비례제 도입으로 다양한 정책과 가치를 내세우는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이 예상됐지만 연동형 의석이 30석으로 축소돼 이들의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된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원해 표를 던지더라도 3%가 넘지 못할 경우 사표가 될 수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론자’인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책·이념 정당의 국회 진출보다 범좌파-범우파 연합 대결로 21대 국회가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1인2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4월,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좋아하는 후보에게 2표를 몰아 찍어도 되나” “선택한 후보자 2인의 우선순위를 표시해야 하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정당이 다르면 무효가 되는가” 같은 질문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당시 언론 여론조사에서 절반이 “바뀐 선거제도를 잘 모른다”고 답했고요. 그럼에도 1인2표제는 잘 정착됐습니다. 바뀐 선거제도가 복잡하지만 이번에도 유권자는 현명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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