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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했던 킹 목사는 어떻게 위대한 인물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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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회심리학: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사회적 상황의 힘

로버트 치알디니 외 지음, 김아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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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그가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하지만 단조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고, 똑똑하긴 했지만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학 생활 역시 평범했다. 그저 그런 성적을 받았고, 여름에 함께 아르바이트를 한 동료에게 “게으름뱅이”라고 놀림 당하기도 했다. 신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은 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로 거처를 옮겼다. 이 ‘평범한’ 젊은 목사는 평범한 성직자 생활에 적응했다.

하지만 안정된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몽고메리 경찰이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 로자 파크스를 체포하면서 지극히 평범했던 목사는 미국 시민권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된다. 마틴 루서 킹 목사 이야기다.

<설득의 심리학>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등이 쓴 <사회심리학: 마음과 행동을 결정하는 사회적 상황의 힘>은 ‘평범한 사람’이었던 마틴 루서 킹이 어떻게 위대한 인물

이 될 수 있었는지를 ‘사람’과 ‘상황’, 그리고 그 둘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상황이 사람을 선택하기도 하고, 사람이 상황을 선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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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던 미혼모 조앤 케이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 성공 이후 기부 천사가 된 이유, 힐러리 클린턴은 차세대 리더일까 탐욕스러운 권력가일까,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전쟁 같은 사랑’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사람과 상황의 상호 작용을 탐구한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벽돌책이지만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교과서 같지 않은 교과서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보험 설계사 교육과정을 직접 수강하고, 소비자들이 불법 다단계 제품에 현혹되는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현장 판매가 이뤄지는 관광버스에 올라타는” 사회심리학자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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