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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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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통위 “내달 중순 통합신당 출범”…‘속도 조절’ 새보수당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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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 정한 로드맵 발표

거리 두는 유승민에 제동걸기

원희룡도 회의 참석 ‘합류’ 뜻

보수정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2월 중순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한 ‘통합 로드맵’을 22일 발표했다.

4·15 총선일을 기점으로 역산해 신당 출범 마지노선을 정해 통합 논의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의도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양당 협의체를 구성하고 ‘백지 출발’을 선언하는 등 통합 속도를 조절 중인 새로운보수당을 압박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 후 창당 로드맵을 공개했다. 오는 31일 1차 대국민 보고를 통해 통합신당에 참여하는 대상과 범위를 정리하고, 다음달 초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든다. 이후 중순까지 통합신당을 출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위원장은 통합신당 출범까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로드맵을 발표한 뒤 “(이 일정대로 진행해도) 총선 전까지는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가 어렵다”며 “선거대책위원회 중심으로 당을 운영해 모든 역량을 승리를 위해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선대위체제로 총선을 치르고 이후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 당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혁통위는 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통합신당 출범 이후에도 공관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공관위원장에 대해서는 한국당 이외의 정당 특히 새보수당도 크게 불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혁신, 국민 눈높이, 공정, 필승 등을 통합신당 공천의 4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혁통위 회의에 참석해 통합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혁통위가 통합을 향해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는 배경에는 새보수당 압박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보수당은 통합 논의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혁통위를 임의기구로 규정하며 권위를 낮추고, 한국당과의 양당 협의체를 구성했다.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를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겠다”고 했고, 한국당 황교안 대표 측의 회동 제안도 논의가 무르익으면 만나겠다며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특히 유 의원은 “합당이 이기는 전략이냐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통합신당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도 드러냈다. 선거연대 등 다른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혁통위의 신당 로드맵은 새보수당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양당 협의체 논의로 분산된 통합 구심력을 혁통위로 수렴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양당 협의체가 구성되자,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도 지난 21일 한국당에 양당 협의체를 요구했고 한국당도 이를 수용했다. 이처럼 별도 기구가 공식적으로 생겨나면서 보수통합 구심으로 혁통위의 위상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를 막기 위해 혁통위가 통합 로드맵 발표라는 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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