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합류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the300]보수 대통합 논의를 위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마주앉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야권의 리더십 문제를 꺼냈다. 1인 지도체제가 아니라 집단지도체제를 제시했다.
사실상 황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으라는 주문이다. 그동안 황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해온 만큼 통합신당의 새로운 지도체제가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2일 국회에서 황 대표를 만나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서 국민들이 볼 때 팀으로서의 수권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러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리더십 문제와 함께 △중도층도 공감할 수 있는 과감한 구태 청산 △세대교체를 비롯한 인적 쇄신 등 세 가지를 주문했다.
원 지사는 보수통합 논의에 참여하기로 하고 이날 보수 정당과 시민단체 등이 모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김형준 혁통위원장은 전날 오전 제주도청을 찾아가 원 지사를 설득했다.
원 지사의 세 가지 주문을 들은 황 대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지금 모습으로는 이기기가 어렵다. 변화해서 4월15일에는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하자"고 화답했다.
원 지사는 황 대표와 비공개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의 기득권 또는 고인물 구태를 여러 기득권 주변세력 때문에 얽매이면 안 된다"며 "그래야 '도로새누리당'이 아니라 세대교체. 시대 변화와 혁신 흐름을 선도하는 미래정당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지도력 문제에는 "현재 절대적인 대의는 반문(반문재인)·비문(비문재인)의 국민 뜻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합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 면에서는 집단지도체제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황 대표의 수용 가능성에는 "황 대표도 더한 것도 내려놓을 수 있는 헌신의 자세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도 통합신당의 지도체제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통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통합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선거 전까지는 공식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를 하기 어렵다"며 "그 전까지는 선거대책기구를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안팎에서도 통합신당이 출범하면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이 과정에서 황 대표도 자연스레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황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떤 희생이든 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공언해왔다.
한편 원 지사는 현직 도지사로서 선거운동을 직접 할 수는 없지만 통합신당에서 최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정당 모습을 갖추고 인물을 영입하고 그분들의 활동공간을 뒷받침하는 이런 역할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통합에 나서게 된 계기로는 "우리나라의 여러 사태들을 보면서 나라가 '이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 야당이 약해서 그렇다. (정권이) 제멋대로 가는 것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제대로 된 야당을 세우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 강주헌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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