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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초면 충분했다…UFC 맥그리거 화려한 복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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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너 맥그리거(왼쪽·녹색 트렁크)가 19일 열린 1년3개월 만의 종합격투기(UFC) 복귀전에서 1라운드 40초 만에 TKO 승리를 거뒀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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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UFC) 역사상 최고 스타이자 악동(Notorius) 코너 맥그리거가 1년3개월 만에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상대가 기량을 펼칠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은 압도적인 경기였다. 상식·겸손과는 거리가 먼, 그러나 실력만큼은 UFC 최고인 맥그리거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맥그리거(웰터급)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46 메인 이벤트 웰터급 경기에서 도널드 세로니(37)를 상대로 1라운드 40초 만에 TKO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맥그리거는 통산 전적 22승4패에 UFC 역사상 처음으로 페더급·라이트급·웰터급에서 모두 KO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맥그리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오늘 밤 역사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대가 약한 건 아니었다. 격투 선수로서 나이가 많지만 세로니는 MMA 전적 36승13패, UFC에서만 역대 최다승인 23승을 올린 백전노장이다. 맥그리거와 달리 오랜 기간 전적을 쌓은 성실함의 대명사라는 점도 이번 메인 이벤트에 관심이 쏠린 이유였다. 특히 페더급·라이트급이 주 무대였던 맥그리거가 세로니 체급인 웰터급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 초반 맥그리거가 타격으로 승부를 내지 못하면 세로니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노장은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맥그리거의 무차별 타격을 버티지 못했다. 이날 맥그리거는 40초 만에 기억에 남을 만한 타격 기술을 선보였다. 종이 울린 후부터 세로니에게 데미지를 축적시킨 어깨치기(클린치 상황에서 안면 타격)는 물론 이날 결정타였던 왼발 하이킥 모두 맥그리거가 많이 보여줬던 장면이 아니었다. 세로니는 "평생 경험해 본 적 없는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맥그리거의 화려한 복귀는 UFC로서도 최상의 그림이다. 맥그리거는 역대 UFC 무대에서 가장 흥행이 잘되는 스타다. 타격전을 선호하는 만큼 화끈한 경기가 많은 데다 그라운드 밖에서 상대 선수에 대한 도발을 서슴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은다. 도가 지나친 언행이 대부분인 만큼 누구보다 많은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도 한다.

맥그리거가 UFC 무대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건 2017년 복싱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 'Money'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치른 일전이었다. 체급 방어전 대신 한 체급 위 선수와 대결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인 맥그리거가 '복싱룰'로 메이웨더까지 도발하며 성사된 '세기의 대결'은 비록 맥그리거의 패배로 끝났지만 이를 통해 부와 명성을 축적했다.

다만 성실함과 거리가 멀었던 맥그리거는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2018년 라이트급 챔피언 하비프 누르마고메도프와 대결에서 압도적으로 패했고, 폭행 등 범죄 행위로 구설에 오르며 이후 케이지에 오르지 못했다. 공백 기간이 길었던 만큼 많은 격투기 팬들이 맥그리거 기량이 쇠퇴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맥그리거는 40초 만에 이 같은 우려를 불식했다.

돌아온 챔피언의 다음 상대는 가장 최근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하비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맥그리거는 격투기 팬들이 어떤 대전을 원하는지를 가장 잘 아는 파이터이기도 하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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