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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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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한국당 공천 '전권' 받은 김형오…"한국형 국민경선제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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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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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오른쪽0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the300]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4·15 총선을 위한 공천 인재영입 방식과 관련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17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민들의 정치 진입이 대단히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완전한 경선이라고 하면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를 얘기하는데 좋은 게 아니다"라며 "한국형 국민경선제를 한국당에서 실현해 정치 신인이 진입장벽 때문에 턱을 넘지 못하는 일을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지금 완전국민경선제를 이름만 해놓으면 시민은 못 들어간다"며 "전체적으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황 대표가 전권을 다 주겠다고 말했다"며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끼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칼날이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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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와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간섭에서 자유로운 공관위장이라고 말했는데 황 대표와 공천에서 관계나 기준 조율은 어떻게 할 건가.

▶황 대표가 전권을 다 주겠다고 말했다. 전권 없이 어떻게 (공관위원장으로) 일하겠느냐. 어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 얘기 다 옳다', 이렇게 하다보면 일 못한다.

그래서 일단 나를 믿으라고 하는 거다. 믿지 않으면 위촉도 하지 말아라. 믿고, 믿었으면 끝까지 가라. 이건 황 대표도 변함 없을 거다. (그에 대해) 확신을 했기에 (공관위장을) 맡은 거다. 다만 서로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사후에 교감을 통해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관위를 어떻게 운영할 건가. 경선 룰(rule), 공천 룰를 정해야 하는데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뭔가.





▶공정하게 하겠다. 정권에 의해 많은 단어들이 오용되고 오염되고 훼손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정의와 공정과 공평·민주·평등 이런 것들이다. 공관위에서 이것이 공정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또 투명해야 한다. 모든 것을 거울 보듯 할 수 없겠지만 최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독립적으로 하겠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겠다. 공관위장으로서 직을 걸겠다. 공관위원들이 소신과 사명감으로 임하도록 울타리·방파제 역할을 하겠다.

―구체적 (공천) 컷오프 기준과 관련해 지지율이나 당무감사 결과 같은 계량화 방안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검토 중인가.

▶초·재선 의원을 거의 모른다. 핸디캡일 수도 있고 장점일 수도 있다. 3선 이상 의원은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게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다.

모든 건, 사사로운 감정은 완전히 배제하겠다.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 칼을 들고 눈을 가리고 있다. 왜 눈을 가리느냐. 눈에 밟히는 사람은 못 쳐내게 돼 있다. 친인척·주변부터 정의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 이 정권은 거꾸로 하고 있다. 그 반대되는 입장에서, 아끼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칼날이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고민하고, 직을 수락하지 않으려는 이유 중에 하나였다.

―영남 다선 의원 물갈이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홍준표 등 당 지도자급들이 한국당 지지 기반인 영남권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는데.







▶물갈이란 말을 참 싫어했다. 물갈이보다 판갈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물갈이란 말을 왜 싫어했냐면 물갈이를 하랬더니 공천 때마다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더라. 오염된 물을 갈지 않았으니까 아무리 새로운 물고기를 넣어봐야 죽을 수밖에 없다. 살려면 오염을 정화하든지 해야 한다. 그래서 판을 갈자고 했다.

지금은 공천관리를 맡았으니까 물갈이라기 보다는 새 물고기들을 많이 영입하는, 새로운 인재들을 많이 발굴하는 작업에 주력하겠다. 그다음 물 가는 것, 판 가는 건 정치가 개혁되고 제도적으로 바꿔야 한다.

21대 국회에선 물갈이·판갈이가 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인재들이 우리 당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또 특정인에 대해 물었는데 이는 공관위원들과 충분히 숙의하고 논의하겠다. 시간이 많지 않다. 선거가 3달도 안 남았다. 숙의하고 고민하되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거다.

―황 대표가 어느 지역에서, 어떤 포지션을 갖고 총선에서 활용돼야 한다고 보나.

▶황 대표가 본인의 거취에 대해 얘기한 바 없다. 묻지도 않았고 물어볼 생각도 안 했다. 공관위장이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충분히 여러가지를 고려하겠다. 당 대표니까 어떻게 하는 게 전략적으로 가장 효과적이고 또 기울어져가고 있는 한국당을 살릴 수 있는 모습일지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겠다.

―지난 8월에 한국당 중진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이 죽기 딱 좋은 계절'이라고 하고 초선에게 '쓴소리 하나 없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어떻게 보는가. 아직도 저 말이 유효한가.





▶그때 좀 심한 말 하지 않았나, 남한테 상처를 주지 않았나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절박하고 절실한 심정으로 말했다는 건 의원들이 이해하는 것 같았다.

이후 한국당 의원 12명이 불출마 선언이라는 큰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미안하고 감사하다. 이 분들의 결단이 결코 헛되지 않아야 한다. 이젠 우리가 이 분들의 희생과 헌신의 계곡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아울러 시민들의 (국회) 진입 장벽이 참 어렵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특히 정치권은 시민의 진입이 대단히 어렵다. 공천 룰 몇%인지 이야기 나오는데, 완전한 국민 경선을 생각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완전한 국민 경선이 다 좋은 건 아니다. 미국 오픈 프라이머리를 보면, 국회의원 재·당선율이 거의 90%다. 완전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제도가 나쁘다, 틀리다 하는 말이 아니다. 외국 제도를 무조건 받아들여선 안 되고 한국형 완전 국민 경선제를 한국당이 실현해서 정치 신인이 진입 장벽 때문에 틀을 넘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경선을 해서 이게 뭐다, 저게 뭐다하며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간도 없고, 인재도 많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포함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시도도 안 하고 어떻게 새로운 보수 혁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겠느냐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정치 진입 장벽이 높다는 말과 완전국민경선제 해야할 때 아니냐는 말은 상충된다. 완전 국민경선제는 새로운보수당 사안이니까 그쪽 지역구에 한해 말한 것인지 한국당 전체를 두고 말한 건지.





▶완전국민경선제를 새보수에서 얘기했다는 건 처음 들었다. 미국에서도 2년마다 1번 하는 하원 의원 선거의 경우 거의 재·당선 된다. 다 좋은 건 아니다.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로 가야한다고 말하는 거다. 현재 선거는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우리 인력은 제한돼 있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하게 만들어내느냐 하는 과제가 있어 원칙적으론 그런 식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진입 장벽이다. 지금 완전국민경선제를 이름만 해놓으면 시민은 못 들어간다. 당원 50%에 시민이 어떻게 되겠느냐. 전체적으로 적극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 청년과 여성들이, 또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국당에 몰려들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청년·여성 강조하셨는데 영입 복안있나. 또 '한국당 구닥다리를 쓸겠다'고 했는데 공천 배제 기준 있나.

▶지금 용어들이 너무 남용이 되고 있다. 특히 공정성·페어(fair)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너무 유린되고 있는 상황에 분노심만 는다.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럽게 언어를 조작할 수 있는가.

그런 측면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겠다. 내 능력과 당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정부·여당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뒤떨어질 거다. 우리에게 있는 건 진심·진정성이다.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우리 입맛대로 하는 게 아니라 유권자와 후보·신인들이 '이런 정당이라면 한번 들어가봐야겠다, 일해봐야겠다'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사자들이 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보수통합 논의 과정에서 현역 의원의 경선 룰에 대한 이야기 나왔다. 한국당은 시스템 공천 30% 컷오프 현역 물갈이를 표방했지만, 새보수당은 현역에 대해 완전국민경선을 하겠다고 했는데 당내 반발이 있다.

▶보수란 단어를 좀 싫어하지만 야당이 뭉쳐야하는 건 당연하다. 제왕적 대통령은 점점 더 제왕이 돼 황제급이 됐다. 3권 분립이 거의 무너지고 있다.

막강한 대통령 정치 체제는 세계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없다.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 이런 대통령제 하에서 야당이 분열되는 모습으론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러당이 난립하기를 바라는 정당이 분명히 있다. 여당이다. 새가 양쪽 날개로 날아야 하는데 한 쪽은 부상을 입었으니 한 쪽으론 어떻게 되겠느냐. 대한민국이라는 새가 양날개 중 날개 하나를 부상 당했기 때문에 빨리 치유해서 양쪽 날개로 날아야만 대한민국이 새로 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야당 통합을 얘기하는 거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야당이 통합하는 건 필요충분 조건으로 따지자면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통합이 된다고 해서 국민들이 표를 준다는 건 아닌데, 이것도 못하면 표를 주겠느냐. 논의 중인 분들이 더 절실함과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미래를 제시하겠다는 자세를 가져달라. 구체적인 건 그 사람들이 얘기 중이니까 여기서는 논의 안 한다. 시간이 없다. 통합하는 걸 보면서 이게(공관위장 임명) 맞는가, 했는데 이걸 미루면 통합 작업이 더 미뤄질 거 같다고 생각했다.

통합은 전부가 아니라 전제다. 늦추면 안 된다. 누구든지 (통합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장벽을 쳐놓으면 안 된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공관위장 교체 얘기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다는 생각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할 건가.

▶(공관위장이) 감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는 생각이다. 죽길 원하지 않고, 살길 원하는 사람을 원한다면 언제든 지정해달라.

거듭 말하지만 통합에 대해 절절한 입장을 가지고 다 죽느냐, 그래도 국민들에게 얼굴 들 낯은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설 전에 (통합이) 흔쾌히 타결되면 더이상 바랄 게 없겠고 설 전에 원칙이라도 합의해주길 바란다

―유승민 등 새보수당과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있나.▶통추위가 구성돼 역할을 하고 있다. 통합을 위해서라면 공천하고 관리하고, 연결점이 돼 무슨 역할이든 하겠지만 절대 침해하진 않을 거다. 비공개적으로 해서 잘 되는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소리 없이 힘을 보태주는 게 도리가 아닌가.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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