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별관광을 포함한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사업 추진 구상에 견제성 발언을 내놓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7일 공개비판했다.
송영길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리스 대사 개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규탄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게 낫다"고 밝혔다. 한국 측 입장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독자적인 공간을 적극적으로 넓혀가겠다는 것. 해리스 대사는 이 같은 구상을 공개적으로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송 위원장은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래도 그분이 군인으로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했으니까"라며 "외교에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구상에 대해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은 "현재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고 남북관계가 단절돼 있다"며 "(우리 정부가) 이제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적극 나서야 한다.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개별관광에서부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그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일방적 부담 강요는 동맹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이고, 무리한 요구로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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