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협력 지지…비핵화 보조 맞춰야”
北, 우리측 제안에 대답없이 비난전 지속
이도훈 “한미, 남북협력사업 긴밀 협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뒤 국무부 청사를 나오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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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사그라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독자적 남북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미국과 북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한국은 북미대화 교착국면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관계 진전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발전이 자체적으로도 좋지만 북미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강경화 외교장관은 특정 시점에 따라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보다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고, 김연철 통일장관 역시 북미관계를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의 지지와 호응이 필수불가결하다.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반응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먼저 미국은 한미 간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미국은 남북협력을 지지하며 남북협력이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동맹국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7일 보도했다. 대북제재 이행에 초점을 맞췄던 이전보다 다소 진전됐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비핵화 진전이라는 전제조건을 단 셈이다.
미 의회 내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국의 구상에 대해 “우리가 달성하려는 목표를 저버린다”며 “부적절하다”고 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도 “미국과 한국은 대북압박 전략과 관련해 협력해야하기 때문의 한국의 결정도 미국과 조율을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며 한국의 구상이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며 노골적으로 견제하기도 했다.
새해 들어 ‘한국 패싱’ 의도를 감추지 않고 있는 북한의 호응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북한은 문 대통령이 신년사와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환경 조성을 비롯한 접경지역 협력과 개별관광, 스포츠 교류,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노력 등에 대해 가타부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선전매체를 통해 한미공조와 한미 연합군사연습, 최첨단 무기체계 도입 등을 빌미로 연일 대남비난공세를 쏟아내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은 독자적 남북협력 추진을 위해 미국과 북한 설득작업을 벌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뒤 “이제부터 남북 간 협력사업에 대해 한미가 긴밀하게 협의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미국 측 반응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미국은 우리가 주권국가로서 내리는 결정을 존중하는 입장이다. 항상 그래왔다”면서 “그 존중의 기초 위에 한미가 동맹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조율한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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