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에 김형오 前 국회의장
17일 黃대표 만난뒤 구상 밝힐 듯… 黃 “이기는 혁신 공천 실천할 분”
“목숨 걸고 열심히 하겠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4·15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공관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목숨을 거론할 만큼 강력한 물갈이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보수통합 구상이나 공천 기준 등을 묻는 질문에는 “어제 밤을 꼬박 새워 머리가 빙빙 돈다”며 말을 아꼈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김 위원장은 언론 접촉을 피한 채 밤새 공천 구상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나 공천 방향을 논의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공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자 주변에 “제발 이 잔이 나를 비켜나게 하소서”라고 메시지를 보내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최근 해외 출장에 나섰던 그는 이번 주초 황 대표가 전화를 걸어 공관위원장을 요청하자 고민 끝에 수락하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16일 김 위원장을 임명하며 “혁신 공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실천할 분”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김 위원장 카드를 낙점한 이유는 김 위원장이 사분오열된 보수진영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 계파색이 옅은 원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둘 사이에 친분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14대 총선에서 한국당 전신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부산 영도에서 당선된 뒤 18대까지 내리 5선을 지내는 동안 특정 계파에 경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18대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고, 2004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당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춘 적도 있다. 퇴임 후에는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회장 등을 지내며 정부와 국회에 고언을 해왔다.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지난해 8월 의원 연찬회 특강이 다시 회자되며 ‘공천 피바람’을 예상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중진들에게 “하루빨리 출마 포기를 선언하라. 지금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그래도 총선에 나오려면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을 스스로 찾아가라”고 했다. 초·재선들에게는 “이런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개혁운동 하나 일으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한국당의 ‘꼴통보수’ 이미지를 깰 수 있을 뿐 아니라 통합 대상인 새로운보수당과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대표를 비롯한 당 핵심 지도부 전체에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황 대표의 선거고문 역할도 동시에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동주 djc@donga.com·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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