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로부터 삐걱이는 '보수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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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도ㆍ보수세력 통합이 첫 발을 떼자마자 내부로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새로운보수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양당 협의체 제안과 위원 일부의 사퇴 등으로 힘이 빠지고 있다.

16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공천관리위원장(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6000여건 이상의 공관위원장 후보 추천을 받고, 공관위원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철저한 검증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새보수당은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 공천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경우 통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전날 당대표단, 주요당직자확대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서 공천룰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전형적인 낡은 정치"라며 "이시점에 공천 룰 이야기가 양당간에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새보수당은 일단 대표회의를 열어 한국당의 발표에 대한 내부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혁통위에 새보수당을 대표해 참여중인 정운천 의원은 "혁통위 회의는 일단 들어가되, 당의 공식 입장은 대표회의를 열어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원장과 공천 룰 등을 두고 새보수당과 한국당간의 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황 대표는 "잡음이 없도록 유념하면서 통합 협의를 하겠다"며 "추후 공관위 구성도 협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통합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혁통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 번째 회의를 열고 보수통합의 방향성에 대한 회의를 갖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논의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보수당이 전날 한국당에 양당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면서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혁통위 채널 외 별도의 양당간 협의체를 추진하자는 것인데, 과거 혁통위가 유일한 통합 채널이라고 밝혔던 한국당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안철수계 인사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심스레 통합 논의를 모아가고 있는데, 당대당 통합 논의할 기구를 갖자고 한 건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비판했다.

혁통위 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위원들도 대거 사퇴했다. 간사를 맡았던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전 MBN 특임이사,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등 3명이 혁통위원직을 내려놓기로 한 것. 안 사무총장은 친이계 의원모임 '함께 내일로'의 창립멤버이며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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