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 등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및 참석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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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 양당간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다수 정당과 시민단체가 모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선 공천 지분 등 실무 논의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양당이 별도 협의체를 꾸려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혁통위 회의에서도 봤지만 효율성이 떨어지고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진전을 하려면 양당간 공식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참여한 통추위는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었지만 ‘반문재인 세력이 모두 뭉치자’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 책임대표는 “혁통위는 임의기구”라며 “우선 양당간 논의를 중심으로 그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들과 논의를 확대하자”고 한국당에 제안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충남도당 신년인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설 연휴 전까지 새보수당과 통합 실무 논의를 마치길 바라는 한국당도 혁통위에선 공천 룰 논의 등을 빠르게 진행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결국 두 정당이 따로 만나야한다는 데엔 공감대가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공언했던 혁통위가 이미 출범한 만큼 별도 협의체 대신 그간 물밑에서 새보수당과 접촉해온 여러 채널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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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공천 룰, 새보수당 내분 등 곳곳에 지뢰밭도 여전하다. 공천 룰과 관련해 새보수당은 지역구 경선을 100% 일반 국민 투표에 맡기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원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반면 한국당은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투표 50%를 합산해 경선 승리자를 정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현역 50% 컷오프 방침에 떨고 있는데 새보수당 의원만 모두 살려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불만도 적지 않다. 물론 새보수당 현역 지역구에 한해 국민경선을 도입하는 게 가장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한국당 의원도 제법 있다. 이에 당내에선 당원 투표 비율을 낮추거나 새보수당 현역 의원의 경쟁자인 한국당 원외 후보들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결국 공천 룰은 양당이 협의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후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추천위원회는 16일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대표,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등 후보 4명을 황 대표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다만 황 대표는 새보수당 의견을 반영해 공관위원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보수당 정병국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한국당이 공관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면 통합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새보수당 내부에서 유승민 의원과 다른 의원들이 통합 방식, 혁통위 참여 등을 두고 이견이 불거지고 있는 점도 통합의 변수로 꼽힌다. 유 의원은 혁통위 구성 논의 과정에 참가해온 정병국 의원과도 협상 과정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무슨 오해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 의원과 잘 풀겠다”고 했다.
통합 방식을 두고 황 대표는 모든 반문재인 세력을 통합하겠다는 구상인 반면 유 의원은 탄핵 반대 세력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한 점도 장애물이다. 유 의원은 15일 당 회의에서 “한국당 대표가 전날 TV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래선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 될 수 있느냐”며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탄핵에 가장 반대한 세력과 한국당이 손잡는다면 통합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 참석하려다가 황 대표도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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