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정부, 개별관광 등 남북관계 진전 ‘속도’…북 ‘호응 여부’ 관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 대통령 신년사 이후…부처들, 협력 방안 마련 주력

새해 들어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북·미 대화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 부처들도 본격 채비에 나섰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개별관광 추진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일부 장관 “남북관계로 북·미관계 견인” 한목소리

워싱턴 찾은 이도훈 본부장 “제재 내에서 할 수 있는 일 조율”

이산가족 고향 방문 시작으로 개별관광 허용 ‘물꼬’ 가능성


15일 외교·통일 장관은 한목소리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북·미관계를 견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전날 신년 회견과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두 차례 공식적으로 피력한 남북협력 확대 구상을 관계 부처 수장들이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특정 시점에 따라서는 북·미가 먼저 나갈 수도 있고 또 남북이 먼저 나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전날 대북 종교·시민단체 대표와의 오찬간담회에서 “새해를 맞아 정부는 북·미관계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이날 전했다.

강 장관은 특히 “그간 남북 간의 중한 합의들이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제재 문제가 있다고 하면 예외 인정을 받아서 할 수 있는 그런 사업들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북·미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관여) 모멘텀을 계속 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을 돌파하기 위해 대북 제재 틀 내에서 가능한 남북협력을 추진하고, 필요한 경우 제재 면제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특히 문 대통령이 추진 의지를 밝힌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해 “많은 나라가 개별관광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아직 못 간다고 하는 게 조금 우리 스스로 제약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처럼 북·미 대화 진전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남북관계 독자성을 확보하는 움직임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15~18일 워싱턴을 찾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해 미 행정부 인사들과 남북관계 진전 구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북·미관계가 정체된 시기에 남북관계를 증진해 북·미관계를 촉진할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지금 제재 제도 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해나가면서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정확히 어떻게 조율될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현행 대북 제재 틀 내에서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개별관광 추진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별관광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안전보장 조치만 확보되면 적극적으로 검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화되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고향 방문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개별관광 허용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다. 이산가족 상봉이 인도적 차원의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상설면회소 정비 등의 문제를 놓고 한·미 간에도 협의가 진행되어왔다. 다만 남북관계 진전 구상이 실현되느냐는 결국 북한의 호응 여부에 달려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