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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사람] 주눅들지 마세요…엄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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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지원.. 사단법인 소중한 아이 권은지 대표 인터뷰

부산지역 교회 이슈, 신실한 주님의 사람들 만나보는 시간.. 교회와 사람 이어갑니다.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 축복 중에 축복인데요. 이걸 축복으로 누리지 못하고, 차가운 시선과 편견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미혼모 이야긴데요.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엄마로 자립할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 만나봅니다. 사단법인 소중한 아이 권은지 대표와 함께 하죠.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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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먼저 <사단법인 소중한 아이>..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권은지 : <소중한 아이>는 미혼모를 비롯한 한부모가정과 사회취약계층을 사회에서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게 돕고 있는 비영리단체다. 그들의 정서적, 사회적, 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전문가들이 뭉쳐서 결성을 했다.

진행 : 우리나라에 미혼모가 얼마나 되나? 부산의 경우는?

권은지 : 2018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혼모가 21,000여명 정도 있고, 부산에는 1,400여 명 정도가 계시는 걸로 보여진다. 연령별 분포가 굉장히 다양한데, 저희가 만나봤던 어머님들은 10대 어머니들도 있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 계신다. 저희가 자립지원을 생각했던 이유도 결혼 적령기에 경제주체로 활동 해야 되는 시기의 어머니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진행 : <소중한 아이>에는 어떤 분들이 함께 하시는지?
지원받는 분들은 얼마나 되는지?


권은지 : 5명의 이사진은 의료와 세무, 교육, 사회복지, 정서지원을 하실 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2018년 11월, 설립이 됐는데 이후 1년 동안 월평균 미혼모 4가정, 한부모가정 1가정 정도 자립지원을 해 왔고, 위기지원사업을 통해 5명, 교육지원은 10여명 지원을 했다.

진행 :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권은지 : 일단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 어머니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위기양육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양육을 하고 있는 미혼모들을 대상으로는 자립지원과 교육, 정서지원 등을 하고 있다. 자립지원은 부산역 1층에 자리 잡은 식당 ‘소당 한 그릇’이 대표적이다. 코레일과 코레일유통, 부산시, 그리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힘을 모아 문을 열었다. 향후 이유식 공장이라든지, 뷰티 사업 등 다른 업종으로 확대해 미혼모들이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 정서 지원의 경우는 수영로교회 미혼모 사역팀과 연계해서 매주 토요일마다 담쟁이 스쿨이라고 해서 지역사회의 미혼모들과 센터에 계시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필라테스 같은 운동, 문화강좌, 신앙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기임신 및 위기양육 미혼모를 대상으로는 상담, 교육지원과 함께 구제, 생활지원을 병행하고 있는데, 비공개로 의료지원, 상담지원을 하고 근처 센터로 연결도 해 드린다. 센터를 마치고 원가정으로 돌아간 미혼모 어머니 한 분이 아이를 방임하면서, 다시 아이가 일시보호소로 가게 된 경우가 있었는데, 이후 위기임신, 위기양육 케이스를 별도로 다루게 됐다.

진행 : <소당 한 그릇> 얘기를 좀 더 해 보자. 부산역에 식당을 오픈하셨는데..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나?

권은지 : 일반 식당과 같다. 매니저가 있고 홀 담당이 있고, 주방 담당도 있고..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 최종 목표는 미혼모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기초적인 청소부터 리더 역할까지 모든 것들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경험이 없으니까 우왕좌왕했는데 지금은 어머니들이 제 몫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 1년이 흘렀는데, 모두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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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미혼모들과 함께 하면서 그 분들 얘기를 많이 들으셨을텐데, 어떤 면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계시던가?

권은지 : 가장 큰 것은 역시 편견이다. 10대 미혼모의 경우, 어린 시절에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비행청소년이라는 딱지가 붙고 진정성이 없는 사람들로 치부되곤 한다.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거나 진찰을 받으려고 병원을 갈 때, 취업하려고 업체를 방문하거나 심지어 어린이집을 등록하려고 할 때도 ‘내가 어떤 사람이다’ 설명을 하려고 하면 항상 거기서 막히는 거다. 거기서 ‘내가 미혼모입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까 어머니들이 학력도 더 쌓고, 스펙도 쌓아서 다른 또래들처럼 앞으로 나가야 되는데 그 꿈이 좌절되는 거다.

진행 : 미혼모 어머니들이 아이를 키우겠다 할 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권은지 : 한 단어로 ‘친정엄마’다. 친정엄마의 부재가 도드라진다. 가장 필요한 게 친정엄마가 줄 수 있는 사랑과 관심이다.

진행 : 바로 그 친정엄마의 역할을 자처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됐는지? 계기가 있었나?

권은지 :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데, 의사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한창 고민을 하던 시점이었다. 그때, 부산의 한 영아원에서 연락이 왔다. 베이비박스를 통해서 아이들 12명이 갑자기 내려오게 됐는데, 너무 어리고, 또 장염까지 걸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연락이 왔길래, 제가 거길 찾아갔다.

아이들을 보니까 너무 예쁜 거다. 그러면서 ‘아이들 엄마들 마음이 어떨까?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미혼모센터를 찾아갔다. 한명이라도 더 자기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서 이후 센터를 정기적으로 찾아갔다. 매달 가서 교육도 하고 상담도 하고.. 육아의 기쁨, 아이와 함께 하는 데 대한 기쁨에 대해 계속 설명을 했던 것 같다. 그때 저와 처음 만났던 어머니들.. 센터에 18개월 정도 계셨던 그 분들이 감사하게도 양육을 많이 하셨다.

그러면서 고민을 더 깊어졌다. '이분들이 나가고 나면 어떻게 되지? 출산하는 분들은 혼자서 아이를 낳아야 할 텐데 슬프지 않을까?’ 싶어서 출산하는 어머니들에게 손편지를 쓰고 이사야서 58장 11절(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이 찍혀 있는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속싸개를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로 드렸다.

그리고 또 퇴소한 어머니들을 따라서, 미혼모들을 수용했던 모자원을 찾아갔다. 아이들이 크면서 두살 세살 네살 됐을 때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이분들이 역시 잘 모르는 거다. 또 이야기를 나누면서, 도움을 드렸고.. 아이가 자라서 어린이집 보내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그때도 함께 고민을 나누고 하면서 인연이 이어졌다. 그 어머니들이 처음이었는데, 이후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많은 분을 만나게 됐다. 어머니들과 자립과 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일들이 시작이 됐던 것 같다.

진행 : 본업이 있으신데, 이런 사역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재정적인 부분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이렇게까지 헌신을 하는 이유가 뭘까?

권은지 : 하나님의 은혜라고밖에 설명을 못 드리겠다. 제가 본업이 있고, 제가 만나는 아이들이 병원에도 있는데.. 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놓치는 사역은 스스로 용납이 안 돼서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재정적인 부분들도 보충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그 시간 동안 주일진료를 했다. 그렇게 해야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좀 더 도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함께 도와주시는 분들도 참 많았다.

저에게 주셨던 야고보서 1장 27절(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중에 돌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그것이니라) 말씀을 좇아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시간 동안 어머니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들을 비롯해서 함께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의 기도가 정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믿지 않는 지체들이지만 저희 병원 직원분들, 우리 선생님들이 힘내시라고 옆에서 응원을 많이 해 주셨다. 덕분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진행 : 다들 자랑스러우실 거다. 끝으로 함께 나눌 기도제목, 그리고 동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권은지 : <소중한 아이>가 스스로를 지켜 하나님 안에서 겸손히 세워지게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다. 또 <소중한 아이>가 삶을 통해서 잔잔히 미혼모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축복의 통로가 되었으면 한다.

많은 분이 미혼모 사역을 너무 이게 막연하게 생각하시는데, 생각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부산역 ‘소당한그릇’ 찾아서 라면 한 그릇 드시면서 동역해주셔도 좋겠고.. 검정고시 준비하시는 어머니들이 있다. 가르치는 은사가 있는 분들은 공부를 도와주셔도 좋겠다. 그리고 아이들 키우는 분들 옆에서 조언을 해 주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주변에서 같이 이웃이 되어 주시면 좋겠다.

진행 : 함께 하고픈 분들 <소중한 아이> 홈페이지가 있으니까 방문해보시면 되겠다. 귀한 말씀 감사하고, 앞으로도 귀한 사역 기대하겠다. 지금까지 사단법인 소중한아이 권은지 대표와 함께 했다. http://www.sojunghani.or.kr/

부산CBS 쉴만한물가 (11:05-12:00, 102.9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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