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통위, 주도권 다툼에 난항…유승민, 한국당 중심 통합 거부(종합)

새보수, 15일 한국당에 양자 협의체 제안

"혁통위는 자문기구..구속력 없어" 선긋기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당대표단ㆍ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출항했지만 주도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한국당 중심의 통합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새보수당은 15일 한국당을 향해 당대 당으로 대화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의원은 이날 당대표단·주요 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새 집을 지으면 당연히 (헌 집을) 허물고 주인도 새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통합하고, 거기에 우리 숫자 몇 개 붙인 걸 국민이 새 집 지었다고 생각하겠나”고 비판했다. 또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통합 대상으로 우리공화당을 언급한 데 대해 “상식적으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하면 정말 탄핵의 강을 건너고,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 되겠나”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도 혁통위는 여론 수렴을 위한 임의기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한국당과 새보수당끼리 대화하는 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 책임대표는 “우선 양 당 논의를 중심으로 그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으로 논의를 확대하자”고 했다.

다만 황교안 대표는 이날도 “시시비비하고 내부총질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자유우파 세력들이 다 통합해야 한다”며 입장차를 보였다. 전날도 황 대표는 안 전 대표를 향해 “오셔서 자유 우파의 대통합에 역할을 해주셨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합류를 촉구했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새로운보수당 소속 지상욱 위원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보수당이 혁통위를 두고도 당대당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보수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시도로 읽힌다. 이재오 전 의원이 제안해 결성한 혁통위는 새보수당 뿐 아니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추진하는 전진당, 보수성향 시민단체 등 여러 세력에 손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은 새보수당의 제안에 대해 “실패한 특정계파가 중심이 되어 하는 구닥다리 통합”이라며 “나쁜 통합”이라고 비난했다.

혁통위는 혁통위대로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혁통위 2차 회의 후 “새로운보수당이 당내 공식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았는데도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는 새보수당 측의 항의가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새보수당은 박 위원장이 안 전 대표와 중도보수 세력의 합류를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힌 것을 두고도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혁통위원 14명의 위원 가운데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안형환·신용한·김은혜 위원은 혁통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참여하고 있지만, 안 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김 교수)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일 뿐, 안 전 대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혁통위는 이날 △중도보수 세력의 통합신당을 목표로 노력 △혁신과 통합의 대의에 공감하는 정당·세력·개인을 규합하기 위해 노력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통합의 가치와 기준을 마련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3가지 원칙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