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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헌정사 첫 국회의장 출신… 실무·책임총리 위상 확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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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두번째 총리 정세균 인준 / ‘명총리’ 화두… ‘협치내각’ 건의 약속 / 소통능력 앞세워 야당과 협력 기대 / 실물경제 전문가 출신… “과감한 혁신” / 정부 최대과제 경제살리기 올인 전망 / “대선 출마 관심없다” 밝혔지만 / 본인의사 관련없이 후보 부각될 듯

세계일보

인사하는 丁 차기총리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오른쪽 세번째)가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총리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친 의원들과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문재인정부의 정세균 총리 체제는 여러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갈등 정국에서 ‘소통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지닌 정 차기 총리의 역할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13일 “정 차기 총리는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4선을 하며 명절 때마다 지역 내 1000명에게 전화를 했다”며 “19대 총선 때 서울 종로로 지역을 옮긴 후엔 의정보고회를 200회를 할 만큼 소통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정 차기 총리의 탁월한 소통 능력을 소개했다. 그의 몸에 밴 소통은 집권 후반기에 공직기강을 다잡아 분위기를 쇄신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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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물 경제 전문가 출신의 정 차기 총리는 청문회에서 “정부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겠다”, “과감한 규제혁신을 통해 기업 하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겠다”면서 친기업, 규제개혁 행보를 예고했다. 쌍용그룹 상무이사와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경험을 살려 문재인정부 최대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 차기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역대) 여러 총리께서 갖고 계신 장점을 어떻게든 잘 취해서 ‘명총리’가 됐으면 하는데, 저 같은 경우 일로 승부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총리직에 강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널 만큼 신중한 정 차기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명총리’를 화두로 내세운 것은 총리로서의 역할에 전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차기 총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스웨덴식 목요클럽이라는 협치 모델을 제시하며 올 4월 총선 이후 모든 정당이 참여할 수 있는 ‘협치 내각’ 구성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현 정국에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참여는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당과의 협치는 가동될 수 있다. 나아가 정 차기 총리가 평소 지론인 ‘분권형 개헌’까지 추진한다면 정세균발 개헌 정국이 열릴 수도 있다. 정치적 중량감이 묵직한 정 차기 총리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의 관계처럼 문재인정부의 실세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금까지 총리 출신 국회의장으론 백두진, 정일권씨 등 2명이었으나 국회의장 출신은 정 차기 총리가 처음이다. 또 그동안 국무총리 출신 대권후보들이 적지 않았는데 김종필(JP) 전 총리를 제외하곤 총리직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잠룡으로 부각되곤 했다. 이회창, 고건 전 총리는 물론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선후보로 떠오른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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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정세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신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후 회의장 앞에서 동료의원들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를 세 차례 역임한 정 차기 총리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적이 있다. 청문회에서 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전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의 한 측근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정 차기 총리는 공동운명체”라며 “문재인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정 차기 총리) 다음 자리가 어디 있겠나. 현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면 같이 무너지고 성공하면 거기에 맞는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 차기 총리로서는 총리직 수행 자체가 대선후보로 가는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정 차기 총리는 2009년 민주당 대표 때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맞서 6일간 단식투쟁을 하는 강단을 보인 바 있다. 호남의 텃밭 지역구를 떠나 서울 종로에 출마해 2연승을 한 저력을 보였다. 그런 정 차기 총리는 국회의장 출신 첫 총리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다. 그는 총리 인준안이 통과된 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을 잘 섬기는 총리가 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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