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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범보수 진영이 한데 모여 보수 대통합의 방법론과 대의를 논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여전히 '탄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극명한 이견차를 노출했다. 혁신통합추진위(통추위)의 위상을 두고서도 의견이 갈렸다. 자유한국당 측은 '무조건적인 통합'을 강조하는 반면 새로운보수당과 미래를향한전진당 측은 혁신과 변화, 세대교체 없이는 통합도 없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를향한전진당, 자유시민정치회의, 이언주·조경태 의원실 주최로 열린 '혁신을 통합 보수대통합,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보수가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 ▲탄핵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통합의 범위는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 ▲공천 등 통합의 세부방안 등 4가지 문제를 두고 토론회를 벌였다.
◆보수, 반성 없고 연령대 높아 외면받아 = 보수가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을 두고 참가자들은 반성과 낡은 정책, 지나치게 높은 연령대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언주 의원은 "평균적으로, 남녀노소 노년 장년 청년이 다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의 한국당은 연령대가 너무 높아서 젊은이들이 봤을 때 문화적 차이, 세대차이를 느낄수 밖에 없다"며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면 꼰대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좀 더 연령대가 낮은 새보수당의 지지율 역시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보수의 개혁은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새보수당이 보수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지적했다.
조경태 한국당 의원은 "가장 큰 이유는 반성할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도 한국당 내에는 네탓내탓하는 세력이 있다.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아성찰, 자기반성이 중요하다"며 새보수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준석 의원은 "보수가 사회문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며 "과거에는 진보보다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2000년대 이후로 그런 자신감을 상실한건 아닌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에 대해서 산술적으로 합을 해서 난국을 극복할수 있다고 하면 두번도 세번도 찬성하겠지만 정책의 첨예화 없이는 수도권 선거를 치러낼수 없다"며 "통합 과정에 있어서도 젊은 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형태의 보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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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덮고 가자' vs '분명히 해야 한다' =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명확히 갈렸다. 조 의원은 "조선시대때 노론,소론끼리 싸우다 일본에 잡아먹혔는데 명분싸움 하다가 다 망한다"며 "더 이상 탄핵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혁신통합추진위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이야기 소모적인 이야기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덮고 가자는 뜻을 표출한 것.
이준석 의원은 "가장 중요한 실리 중 하나는 국민적 인식의 불리한 지형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62%이고, 특히 20대의 80%가 석방을 반대하고 있다"며 탄핵을 두고 친박, 배신자 등의 명칭을 쓰며 서로를 공격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반면 김태흠 의원은 "탄핵 이야기하지 말라는 건 과거 탄핵에 관여한 이들이 잘못한 것을 말하지 말라는 느낌을 준다"며 "미래에 대한 비전과 보수의 가치를 통해, 가치 우산아래 모이는 이런 통합이 아니라 선거 전 이합집산적 의미로 모이는 것 같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말 자체가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탄핵을 반드시 논의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동식 자유시민정치회의 공동대표는 "탄핵에 대해서 입장을 정하지 않으면, 국민에게는 가장 선명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은 우리공화당의 입장이 보수의 탄핵에 대한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적당히 덮고 가는건 불가능하다. 탄핵은 전체 보수세력에 대한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이희범 자유민주국민연합 집행위원은 "시간이 지나보니 탄핵이라는 대의에 동참한 것은 우리(보수세력)에게도 과오가 있다"며 "한국당 108명 의원과 새보수당까지 하루 날을 잡아서, 국가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도 "국민들이 탄핵을 어떻게 볼것인가를 우리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대놓고 '앞으로 탄핵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도록 약속하자'고 하면 국민들은 실망하고 통합의 결과가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아직도 탄핵의 상처 치유가 되지 않은 지지층의 상당수는 실망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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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외연은 넓혀야…통추위 두고서도 이견 = 통합의 외연을 안철수계와 시민단체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이를 추진하는 통추위의 존재를 두고서는 새보수당 측과 나머지의 의견이 갈렸다. 새보수당은 이날 오전 하태경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통추위의 역할은 자문기구에 그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태흠 의원은 "통추위가 이미 구성됐는데 그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새보수당을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도 "통추위야말로 저희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의견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도 "지난해 10월 3일 많은 세력이 반문재인 전선을 형성했지만 단일화된 리더십 아래서 모이지 못하다보니 사분오열하다가 집으로 다 갔다"며 통합의 구심점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조 의원은 "노자의 도덕경을 보면 정치가 소박해야 세상이 숨을 쉰다고 한다. 여당도 야당도 반성할 게 많다"며 "지금은 내려놓을 때다. 한국당은 내려놓을 자세가 되어 있다. 새보수당 내에서도 제가 잘났다, 내가 머리좋다(는 분들이 있는데) 정치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준석 의원은 "통추위를 반대하는 이유는 논의해야 할 게 많아서"라며 "다자간 협의를 하면 갖고 있는 최대공약수 만큼의 논의가 나오고, 그러면 결국 뻔한 단어를 갖고 최대공약수가 나온다.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주체들이 간략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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