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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태영호 "김정은, 한미가 자기 생일 이용해 장난친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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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이 전한 트럼프 메시지, '통큰 제안'이라 생각"

"이미 외무성 통해 전달된 생일축하 메시지, 불쾌했을 것"

"美입장 주고받을 때 충분히 소통해야…긁어서 부스럼 만들 수"

이데일리

△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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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문과 관련해 “김정은으로서는 자기의 생일을 이용해 미국이든 한국이든 장난치고 있다고 화냈을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남북동행포럼’에서 “김정은은 트럼프대통령의 ‘통큰 제안’이 오는가 가슴을 조이며 기다렸을 것인데 막상 통전부에서 보고 올라 온 내용 보니 외무성이 이미 보고한 생일축하 메시지였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생일 축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데 대해 이례적으로 큰 불쾌감을 나타내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모든 기관들이 김정은에게 수직으로 종속되어 있다”면서 “트럼프 생일 축하 친서가 오면 외무성이 3층 서기실을 통해 김정은에게 즉시 보고했을 것이고, 김정은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런데 갑자기 우리 정부 쪽에서 남북핫라인을 통해 정의용실장이 트럼프대통령을 깜짝 회동했는데 그때 나온 긴급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북한에 통지한 것”이라면서 “북한 통일전선부로서는 미국으로부터 핵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안이 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김정은에게 메시지를 전달 받겠다고 보고하여 승인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편지 역시 이미 외무성이 보고한 생일축하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는 “아마 외무성에 이번 기회에 미국을 향해 입장을 톡톡히 밝혀 그런 식으로 놀지 말라고 단단히 못을 박으라고 했을 것이고, 한국측을 향해서도 사람 깜짝 깜짝 놀라게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엄포를 좀 놓으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 때문에 통전부의 입장 역시 매우 난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과정을 보면 이러한 사전 의사소통이 실무급에서 부족한 것 같다”면서 “북한으로서는 사전 확인 없이 미대통령의 긴급 메시지가 있다고 하여 성급히 받아 놓고 보니 이미 전달 받은 것이고 다시 뒤 돌아보니 미국이 한국을 내세워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갈망하고 있는지 아닌지 속내를 은근 슬쩍 떠보려고 한 수에 넘어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우 불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 통전부나 우리 정부나 다 같이 남북문제가 아니라 미국입장을 대신 주고 받을 때는 충분한 소통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북한 표현대로 긁어서 부스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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