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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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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통위' 시동 걸었지만…'3원칙 공개수용' 여전히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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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무엇보다 통합이 먼저"…새보수 "합친다고 이기는건 아냐"

물밑선 '당 대 당' 줄다리기…혁통위 "'도로 새누리당' 된다" 경계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 예방하는 하태경 책임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월 7일 국회에서 예방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이은정 기자 = 중도·보수통합을 표방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시동을 걸었지만, 통합 원칙과 형태를 놓고 참여 주체들이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통합이 유일한 과제'인 자유한국당과 '묻지마 통합은 안 된다'는 새로운보수당이 여전히 맞서고 있다. 혁통위는 양당 차원의 통합만으로는 '도로 새누리당'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12일에도 통합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주력했다.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제 우리가 외쳐야 한다.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함께 뭉치자'고 말해야 한다"고 적었다.

황 대표는 "'뭉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없다',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전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라고 했다. '통합이 단 하나의 메시지'라는 표현은 '무엇보다 통합이 먼저'라는 의미로 읽힌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차이보다 선거 승리라는 미래 목표"를 역설하면서 "자신의 입장이 옳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보수당이 통합 논의의 대전제로 삼는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에 지나치게 매달리다간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놓친다고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새보수당의 입장은 완강하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리가 추구하는 통합은 한국당이 문 닫는 통합이며, 흡수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3원칙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표명, 즉 한국당을 허물고 '새 집'을 짓겠다는 등의 3원칙에 대한 황 대표의 공식 수용 발표가 있으면 모를까, "지금 보이는 모습은 국민들 보기에 많이 부족하다"는 게 하 책임대표의 지적이다.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도 "보수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어떠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느냐는 것이 중요하지, 단순히 선거를 앞두고 어느 당과 어느 당이 합치기만 하면 이긴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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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살피는 하태경-유승민-정운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운데)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정운천 정책위의장이 지난 1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대표단 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황 대표가 '전권'을 위임한 이양수 의원을 통해 '혁통위 6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새보수당은 그러나 이 같은 '대리 선언'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받았다.

결국 '보수재건 3원칙'을 포함한 '혁통위 6원칙'에 어느정도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지만, 이를 어떤 형태로 못 박느냐, 즉 통합의 중심축을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새보수당은 혁통위 참여를 위해선 혁통위가 구속력이 있는 기구인지, 단순 논의 기구인지 등을 확실히 해 두는 게 먼저라고 보고 있다. 하 책임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통위의 역할을 명확히 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유승민 배제'를 바라는 강성 친박(친박근혜)과 우리공화당까지 통합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데, 새보수당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황 대표가 3원칙 공개 수용을 주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혁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13일 오전까지 각 정당의 반응을 보고 회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결정이) 안되면 회의를 14일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당은 물론 군소 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까지 끌어들일 '통합 플랫폼'을 마련한 혁통위는 통합 논의가 '당 대 당' 차원으로 국한되는 것을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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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 위원장
보수·중도진영에 속한 정당·시민단체들이 구성하기로 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이 지난 1월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립지대'인 혁통위에서의 논의는 난항을 겪고 있지만, 물밑에선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에 대비한 '당 대 당' 직접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통화에서 "혁통위에서 통합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정당 간 통합을 위해 이루어져야 할 논의가 있는 만큼 당 대 당 대화는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대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두 당의 통합만으로는 결국 옛 새누리당으로 돌아갔다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 등 중도 진영으로의 외연 확장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혁통위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달라진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감동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두 당이 물밑에서 대화해서 합친다면서 다른 세력은 밑으로 들어오라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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