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신년인사를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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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 합의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보수통합 논의가 마지막 고비에서 주춤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재건 3원칙’(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책임 면제와 개혁보수 노선 설정, 흡수 통합이 아닌 제3의 정당 창당)이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추위가 13일 첫 회의를 예고한 상황이라, 이번 주말이 향후 보수통합 논의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통추위 구성 합의 이후 ‘보수재건 3원칙’을 마지막 전제조건으로 내건 새보수당은 10일 한걸음 더 움직였다. ‘보수재건 3원칙’ 고수를 향후 총선 공천권 등과 연결 짓는 한국당 내부를 향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당대표단회의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진정성 있게 ‘보수재건 3원칙’에 확답한다면 우리는 공천권 같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 쪽에서 내부 의견을 청취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충분한 시간을 드리겠다. 기다리겠다”고도 했다. 통추위 출범에도 마지막 전제조건을 내건 새보수당 입장에서는 통합을 위한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치면서 한국당을 압박해야 한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새보수당 대표격으로 통추위 구성 합의에 참여했던 정병국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통추위 구성 합의문에 ‘보수재건의 3원칙’이 녹아 들어 있기 때문에, 새보수당 의원들은 (사실상) 모두 동의한 상태”라며 “한국당도 의원총회에서 추인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박계 반대가 여전한 한국당에서는 ‘보수재건 3원칙’ 공식 수용을 둘러싼 의견 수렴이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내에서도 뭉치고 당 밖에 있는 자유민주진영과도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이겨놓고 차분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며 통합이 선결과제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러나 강성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의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황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인데, 통합하려면 아무 조건 없이 해야 한다”며 “일단 강을 건너고 나면 (새보수당 쪽에서) ‘그때 탄핵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라’, 도리어 ‘짐보따리 내놓아라’라고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완전체로서의 통합 논의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통추위는 일단 당초 구상대로 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혁신통합위원장은 이날 “이날 주말까지 위원 구성을 완료하고 13일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그날 정식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통추위는 각 당과 단체를 대표하는 1인씩을 혁통위원으로 참석시킬 예정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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